민주당의 서울시장후보 경쟁에서 한명숙(66) 전 총리가 앞서 있고 이계안(57) 전 의원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그래서 이 전 의원을 만나는 사람들은 “뇌물사건 재판을 받고 있는 한 전 총리에게 네거티브 공세를 하지 않을 것이냐”고 떠보곤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 전 의원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의 품성이 ‘저격수’ 기질과 거리가 멀기도 하지만 그가 한 전 총리와 오랜 인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부친이 ‘진보당 당수 조봉암 사건’에 연루된 사상범이라는 이유로 연좌제 고통을 당했다. 한 전 총리도 유신시절 시국사건에 엮여 13년간 복역한 남편의 옥바라지를 했고, 자신 역시 2년 반 복역했다.
두 사람을 직접 잇는 연결고리는 한 전 총리의 정신여고ㆍ이화여대 후배인 이 전 의원 부인 박명희씨다. 이화여대 국문과 출신인 박씨는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은데다 적극적으로 여고 동문회 활동을 해서 한 전 총리와 막역한 사이가 됐다.
실제로 한 전 총리가 여성운동을 할 때 여성발전기금 1호 기부자가 현대그룹 경영자 시절의 ‘이계안’이었다. 한 전 총리가 검찰에 소환된 날 이 전 의원이 검찰청사에 응원하러 간 것도 두 사람의 신뢰 수준을 보여준다. 두 사람이 끝까지 아름다운 경쟁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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