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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1호' 대우증권그린코리아 지성배 대표/ "투자자들 쓰나미에 휩쓸리듯 SPAC 자체가 실패로 끝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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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1호' 대우증권그린코리아 지성배 대표/ "투자자들 쓰나미에 휩쓸리듯 SPAC 자체가 실패로 끝날수도"

입력
2010.03.2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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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의 핫이슈는 연일 주가 급등세를 보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이다. 미친 말이 날뛰듯 상한가를 내달리는 주가에 SPAC 경영진조차도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국내 1호 SPAC인 대우증권그린코리아SPAC의 지성배 대표이사는 24일 SPAC에 불어 닥친 투자 광풍을 두고 "투자자들이 쓰나미(지진해일)에 휩쓸려가는 것만 같다"고 말했다.

지 대표는 SPAC의 이상 주가 급등세에 대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며 "지금의 과열 양상은 SPAC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 절대 도움이 안 된다"고 우려했다. SPAC은 주가 거품이 꺼져도, 계속 부풀어올라도 결국에는 투자자가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

SPAC에 대한 이상 투자 열풍에 대한 당국의 경고가 거듭되면서, 24일 대우SPAC(4,215원)은 가격제한폭까지, 미래에셋SPAC(3,360원)도 전날보다 11.8%나 급락했다. 현대드림투게더SPAC만 7.77% 올랐다. 하지만 미래에셋SPAC은 상장 이후 거의 매일같이 상한가 행진을 벌여온 탓에 공모가와 비교해 120%나 올라있고, 현대SPAC은 85%, 대우SPAC도 20% 오른 상태다.

지 대표는 "SPAC은 공모로 모은 인수합병(M&A) 자금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서류상 회사이기 때문에, 주가가 공모가 수준에서 이탈하는 것이나 시가총액이 공모자금의 2배 이상으로까지 부푼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SPAC 주가가 이유 없이 뛰는 건 투자자들이 SPAC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공황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서로 '묻지마'식으로 사고 팔며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폭탄을 돌리는 양상을 보이는 것도 지금의 이상 과열이 더 위험한 이유이다.

그는 이런 급등세로 계속 간다면 인수합병(M&A)에 실패, SPAC이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다. 지 대표는 "주가만 치솟아 시가총액 상으로 SPAC 가치에 거품이 끼어있게 되면, 나중에 합병을 추진할 때 피합병기업이 지분 배분 조건에서 불리해진다"며 "어느 기업이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면서 SPAC과 합병을 하겠다고 나서겠느냐"고 지적했다. "SPAC이 M&A에 실패하는 최악의 경우, 투자자들은 공모가 정도의 투자원금밖에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에 가장 큰 피해자는 시장에서 비싸게 매수한 주주들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우SPAC이 앞으로 M&A를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도 '안정성'이라고 강조했다. 지 대표는 "대우SPAC은 현재 M&A 후보기업을 물색 중이며 6개월쯤 후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M&A에서는 '1호'기록을 고집하지 않고, 투자자들이 만족할만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충분하고 신중히 검토해서 성공적인 M&A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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