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중고생들이 쓰는 은어였던 '왕따'. 하지만 이제 이 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일까. 집단폭력과 따돌림은 초등학교에까지 스며들었다. 25일 밤 11시 5분에 방송하는 MBC '후 플러스'는 초등학교 폭력의 실태와 예방책을 취재했다.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난폭해진 아이, 불도 켜지 않고 혼자 방에만 틀어박혀 있는 아이,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집에 가고 싶다고 전화하는 아이. 한창 해맑아야 할 초등학생들이 학교 폭력에 병들어 가고 있다.
한 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서 집단 따돌림에 의한 폭력 사건이 일어났다. 한 반의 거의 모든 아이들이 한 아이를 집단으로 괴롭혔다. 폭행과 욕설은 물론 금품 갈취까지 초등학생이 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심했다. 따돌림당하는 아이를 돕기 위해 나선 아이까지 싸잡아 따돌림의 대상이 됐다. 그 아이는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아홉 살 어린 딸의 몸에 멍이 든 것을 보고도 엄마는 학교 폭력을 상상하지 못했다. 넘어져서 생긴 멍이라는 딸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마는 아이가 1년 반 동안이나 상급생에게 맞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믿을 수 없었다.
피해 학생들에게 폭력의 충격은 평생 동안 정신적 상처로 남을 수 있을 만큼 심각하다. 하지만 초등학생 폭력의 해결책은 요원하다. 초등학생들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 가해학생의 부모들은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며 사건을 덮기에만 급급하다.
학교 폭력을 경험한 학생들 중 62%가 초등학교 때 처음 학교 폭력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어른들이 장난으로 치부하는 사이 점점 일상화되고 있는 초등학교 폭력. 그 예방책을 알아본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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