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갱단출신의 한국계 미국인과 재미교포가 미국에서 강력범죄를 저지른 뒤 국내로 들어와 영어강사 생활을 해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국내 어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마약 흡입ㆍ판매 등 범법행위를 해와 무분별한 해외파 영어강사 고용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인갱단출신으로 미국 시민권자인 이모(26)씨는 2006년 7월14일 로스앤젤레스(LA) 코리아타운 의 한 카페에서 돌잔치를 하던 한국계 미국인과 시비 끝에 흉기로 살해하고 3일 뒤 국내로 도피했다.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이씨는 이중국적자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다음해 10월 국내법원에서 이름도 바꿨다. 모친의 도움으로 도피생활을 하던 이씨는 학력을 위조한 허위이력서를 만들어 지난해 6월 수도권 등지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씨는 이 과정에 상습적으로 대마초도 흡입해 왔으며 범죄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16일 체포됐다.
경찰은 아울러 영어강사로 일하면서 마약을 판매한 혐의로 재미교포 이모(26)씨도 체포, 23일 구속했다. 역시 LA 한인갱단 출신인 이씨는 미국에서 살인미수로 복역 후 2006년 4월 국내로 강제 추방됐다. 이씨는 지난해 4월부터 서울 강남의 유명 어학원에 허위이력서를 내 영어강사로 취직, 외국인 및 재미교포 출신 영어강사에게 히로뽕과 대마초를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갱단 조직원을 통해 히로뽕 64g(시가 1,920만원)과 대마초 34.5g(시가 345만원)을 국내에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상습 복용한 미국인 영어강사(26)씨 등 5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관계자는 “두 이씨가 다른 갱단이지만 서로 아는 사이”라면서 “국내의 영어교육붐에 편승, 어학원 등에서 영어강사를 마구잡이로 채용하는데 행정 당국 및 어학원에서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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