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용병, 장신의 정통파 '제2의 로페즈' 많다
2010 프로야구 개막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상 첫 65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하는 프로야구는 시범경기 때부터 구름관중이 몰려 어느 해보다 흥행 대박이 예고되고 있다. 3회에 걸쳐 올시즌 프로야구의 이슈와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10년 8개 구단 등록선수는 모두 474명(신고선수 제외). 이 가운데 투수는 절반인 236명에 이른다. 구단 평균 투수만 30명이 넘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농사를 좌지우지한다는 용병으로 눈을 돌리면 '투수 편중현상'은 더 심하다. 8개 구단 용병 16명 중 13명이 투수다. 타자는 카림 가르시아(롯데)와 덕 클락(넥센) 2명뿐이다. 팔꿈치 부상을 당한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를 퇴출한 KIA도 새 용병으로 투수를 생각하고 있다. 그럴 경우 투수 비율은 87.5%가 된다.
27일 개막을 앞두고 8개 구단의 마지막 담금질이 한창이다. 특히 개막 2연전에서 선을 보이게 될 용병 투수들은 스파이크 끈을 단단히 조이고 있다. 팀 성적의 열쇠가 될 용병 투수들을 살펴봤다.
▲꺽다리, 오른손 정통파가 대세
전체 선수 474명의 평균신장은 182.9㎝, 그러나 용병 투수 13명의 평균신장은 188.9㎝다. 이 중 호세 카페얀(195㎝ㆍ한화), 라이언 사도스키(193㎝ㆍ롯데), 애드리안 번사이드(190㎝ㆍ넥센), 아킬리노 로페즈(190㎝ㆍKIA), 카도쿠라 켄(193㎝), 게리 글로버(196㎝ㆍ이상 SK)는 190㎝가 넘는다.
13명 중 번사이드와 레스 왈론드(두산)를 뺀 11명은 오른손 정통파다. 따라서 올해 용병 투수는 꺽다리에 오른손 정통파가 대세인 셈이다. 키가 큰 정통파인 만큼 대부분이 최고구속 150㎞ 안팎의 강속구를 뿌린다.
▲왜 강속구 투수인가
2, 3년 전만 해도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 기교파들이 중용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용병 투수 트렌드는 강속구로 무장한 정통파로 바뀌고 있다. 국내 타자들의 방망이 스피드, 기술 등의 향상으로 140㎞ 초반의 직구와 몇 가지 변화구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2008년 KIA 유니폼을 입었던 '메이저리그 89승 투수' 호세 리마는 팔색조 변화구를 갖췄지만 3승6패 평균자책점 4.89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뒤 퇴출됐다. 리마의 직구 최고구속은 140㎞ 안팎에 불과했다.
▲제2의 로페즈 넘칠 듯
이효봉 MBC ESPN 해설위원은 "올해 용병 투수들의 수준은 어느 해보다 높다"고 전제한 뒤 "투구 매커니즘, 구속, 변화구 구사능력 등을 종합해 봤을 때 사도스키, 카페얀, 히메네스, 곤잘레스, 번사이드 등은 10승은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위원은 이어 "스크라이크존이 넓어졌다는 것도 싱커나 투심패스트볼 계통의 공을 잘 구사하는 용병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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