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공동화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서울 충무로 일대가 영화를 비롯한 대중문화의 메카로 새롭게 태어난다.
서울 중구는 22일 충무로 일대 45만9,355㎡를 특별문화진흥지구로 조성하기 위해 동국대 영상문화콘텐츠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특별문화지구 지정을 추진하는 구역은 충무로역에서 을지로3가역 을지로2가 남대문로2가 회현사거리를 연결하는 장화 모양의 공간으로, 명동과 충무로의 상업지역이 대부분 포함된 곳이다.
중구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이 일대에 각종 특화거리를 차례로 조성할 예정이다. 우선 2007년 충무로3가에서 은막길 사이 230m 구간에 조성된 영화의 거리는 운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배우들의 흉상이 들어서는가 하면 스타다방 등 과거 영화인들이 활동했던 공간 등이 만들어진다.
지난해 12월 선포된 가요인의 거리에도 볼거리가 풍성해진다. 을지로3가역과 지하보도는 가수사진과 음반, 악보, 기록물품 등을 선보이는 가요 상설전시장이 들어서는 추억의 공간으로 변신한다. 청계천3가 관수교 주변에는 노래비가 건립되고, 노래감상시설도 자리잡는다. 가요사 박물관 건립과 함께 가요1세대 작곡가인 고(故) 박시춘 선생과 작사가 반야월을 기리는 거리인'시춘로'와'야월로' 등도 지정된다.
은막길 320m 구간에는 이국적 분위기의 문화카페 거리가 조성된다. 특히 영화의 거리와 교차하는 공간에는 카페가 즐비한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 분위기가 느껴지는 건축물이 들어서고, 에펠탑 모형도 설치된다. 디자인 간판과 테라스 표준화를 위해 중구는 업주들에게 전문컨설팅을 주선하고 업소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충무로역과 을지로3가역을 잇는 돈화문로는 충무공 테마거리와 문화예술인 거리로 특화된다. 중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서울 건천동에서 태어났다는 각종 문헌자료를 근거로 홍살문과 거북선 로고, 승전연혁 판석을 거리 곳곳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 거리는 또 정기적으로 '차 없는 거리'로 조성돼 예술인은 물론 시민들의 놀이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테마거리 조성을 핵심으로 한 1단계 작업이 마무리되면 명동과 충무로를 잇는 '걷고 싶은 다리'도 만들어진다. 이 다리는 기본적으로 통행 수단 및 열린 미술관의 기능을 하지만 물리적으로 단절된 두 지역을 연결해 문화공간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중구 관계자는 "충무로 일대는 지리적, 문화적 중심지임에도 기본 인프라와 콘텐츠가 부족해 발전에 한계가 있었다"며 "문화지구 지정과 각종 특화사업이 마무리되면 제2의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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