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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예인 동원 피라미드식 금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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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예인 동원 피라미드식 금융사기

입력
2010.03.2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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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방송사를 증권시장에 상장해 고수익을 올려주겠다며 유명연예인을 동원해 100억원대 피라미드식 금융사기를 벌인 연예기획사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회사가 소유한 케이블 방송사의 상장 관련 투자사기를 벌여 가정주부와 퇴직자 등 투자자 수백여명의 돈을 가로챈 혐의(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등)로 A연예기획사 전 대표 오모(40)씨와 현 대표 박모(41)씨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투자자를 끌어들인 대가로 수당을 챙긴 한모(35)씨 등 회사관계자 15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 등은 2008년 9월부터 2010년 3월까지 하루 2차례 서울 구로구 구로동 A기획사 사무실에서 투자설명회를 열고 이 회사가 운영하는 여행 관련 케이블 방송사가 10월에 상장되면 원금 및 원금의 5~25%에 해당하는 추가수당과 매월 5% 이자를 주겠다며 투자자 887명으로부터 1인당 100만~1억7,000만원씩 모두 104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금융위원회에 발행신고도 하지 않고 액면가 500~1만원의 방송사 비상장주식 480만주를 발행, 투자금에 따라 주식을 줬다. 현재 주식평가액은 주당 10~20원 정도에 불과하며 자본잠식으로 케이블방송사의 상장 가능성도 없는 상태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유명연예인이 소속된 연예기획사가 방송국을 운영한다”고 홍보하면서 전국 14곳에 사무실을 만들어 투자자를 데려오면 웃돈을 주는 전형적인 피라미드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투자설명회 등 투자홍보에는 탤런트 N씨 부부, 영화배우 L씨 등 소속 연예인들을 동원, 투자자의 환심을 샀다. 배우들은 “사기에 이용당하는 줄 몰랐다”고 경찰에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투자자로부터 받은 104억원 중 35억여원을 케이블TV방송사에 투자해 영업손실로 몽땅 날리고 나머지 64억여원은 투자자를 유치한 상위 투자자들에게 수당을 얹어 주거나 개인 해외여행 경비 등으로 유용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을 거느린 연예기획사가 방송사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말에 속은 가정주부와 퇴직자들이 주 타깃이 됐다”며 “오모씨 등은 예전에도 피라미드 사기로 입건된 적이 있지만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기소유예 처분 등으로 풀려났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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