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말을 아끼는 정치인이다. 박 전 대표는 꼭 필요할 때는 짧은 말을 해서 정치의 흐름을 바꾸기도 했다. 세종시 문제에서 직설적 언급을 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말을 줄였다. 그의 이런 스타일은 '한 마디 정치'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그런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선 자주 '입'을 연다. 그래서 '홈페이지 정치'라는 말도 나왔다. 그는 세종시, 무상급식, 지방선거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선 한 달 넘게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21일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사회적 장치가 더욱 견고해질 수 있도록 늘 국민 곁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얼마 전엔 법정 스님과 박춘석 작곡가의 별세를 애도하는 글도 썼다.
박 전 대표가 미니홈피에 올리는 글은 대부분 복지와 문화, 행복, 여행, 도전 등 부드럽고 밝은 주제에 관한 것들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에 대한 글과 사진도 종종 등장한다. 박 전 대표는 홈페이지 글을 통해 '국민을 세심하게 돌보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또 대중과 쉽게 소통하면서도 정제된 생각을 밝히기 위해서는 온라인 채널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22일 "홈페이지는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안부와 관심을 전하는 통로"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오프라인 침묵_온라인 소통' 방식에 대해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서 신비주의를 벗고 '현실 정치인'의 능력과 비전을 구체적으로 보여 줘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비판론자들은 "대중 앞에서 특정 현안에 대해 책임 있게 언급함으로써 국민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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