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미국의 빌 게이츠가 일본 도시바(東芝)와 핵연료 교환 없이 최장 100년간 사용이 가능한 차세대 원자로 공동개발에 나선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자신이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미국 원전 벤처회사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신형 원자로에 도시바의 기술을 접목해 연료 교환 없이 100년 연속 운전이 가능한 원자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테라파워가‘TWR’로 불리는 이 원자로의 기본 설계를 진행 중이며 빌 게이츠는 이 사업에 사재 수천억엔을 투자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수로 원전은 수년 주기로 핵연료를 교환해야 하지만 이 첨단 원자로는 연료의 추가 보급 없이 장기간 운전이 가능하다. 원자로 내에서 핵연료가 서서히 연소하기 때문에 핵분열 반응 속도를 조정하기 위한 제어봉이 필요 없어 안전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라파워는 출력 10만㎾에서 현재 주류인 100만㎾급 원자로까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별도로 도시바는 현재 30년 연속 운전이 가능한 1만㎾급의 초소형 원자로 개발을 완료, 올 가을 미국 당국의 인증을 신청해 2014년 1호기를 착공한다.
이 원자로는 TWR과 기술면에서 공통점이 많아 관련기술의 80% 정도를 차세대 원자로에 전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 원자로는 장기간 핵반응에 견딜 수 있는 원자로 재료 개발 등이 과제로 남아 있어 실용화에는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도시바가 원자로 생산을 맡을 전망이다. 현재의 원전에 비해 유지 관리가 쉬워 건설ㆍ운용 비용도 저렴한 이 원자로는 국토가 넓은 신흥공업국 등의 수요가 기대된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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