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정치생명을 걸고 추진한 건강보험 개혁안이 21일(현지시간) 미 하원을 통과했다.
하원은 지난해 말 통과된 상원의 개혁안을 찬성 219표, 반대 212표로 통과시킨데 이어 상하원이 마련한 수정안도 찬성 220표, 반대 211표로 가결했다. 개혁안은 22일 중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법으로 발효된다.
1965년 메디케어 도입 이후 45년 만에 최대의 사회보장 입법으로 평가받는 개혁안이 통과됨으로써 오바마 행정부의 개혁정국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1912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부터 시작해 100년 가까이 역대 대통령들이 추진했다 실패한 건보개혁을 완성함으로써 미 사회보장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운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개혁안이 하원을 통과한 직후 백악관에서 성명을 통해 “국민의 정부, 국민에 의한 정부가 국민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변화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 민주당내 반발이 계속돼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었으나 바트 스투팩 의원 등 반 낙태파 의원 7명이 백악관과 낙태 제한에 극적합의, 간신히 과반수(216표)를 넘어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연방기금을 낙태지원에 사용할 수 없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표결에서 공화당은 소속의원 178명 전원이 반대했고, 민주당에서도 34명이 당론과 달리 반대표를 던졌다.
하원이 상원안을 통과했지만 건보입법인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아직 절차가 남아있다. 상원안 중 미비점을 보완한 수정안을 상원이 추후 통과시킨다는 전제로 하원이 상원안을 승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상원은 함께 통과된 수정안을 이번주 중(빠르면 23일) ‘조정’ 방식을 통해 표결 처리할 예정이다. 예산관련 법안을 처리할 때 사용되는 ‘조정’은 60석이 아닌 과반수만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59석(총 100석)을 갖고 있다. 수정안이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되면 건보입법은 최종 완성된다.
공화당은 하원 표결 뒤 격렬하게 반발했다. 존 베이너 하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미국민과 유권자들의 의지를 경청하고 수용하는데 실패했다”며 민주당은 11월 중간선거에서 미국민으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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