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역사학자들은 일본이 주장해온 '임나(任那)일본부설'과 관련, 임나일본부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는데 동의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임나일본부설은 일본의 야마토왜(大和倭)가 4세기 후반에 한반도 남부지역에 진출해 백제 신라 가야를 지배하면서, 특히 가야에는 일본부(日本府)라는 기관을 두어 6세기 중엽까지 직접 지배했다는 설이다.
한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2기 위원회 최종 연구보고서를 23일 발표할 예정이다.
보고서에는 일본의 야마토 정권 세력이 한반도 남부에서 활동했을 수 있지만, 임나일본부라는 공식 기구를 설치해 지배활동을 했다고 볼 수 없다는 한일 양측의 공통된 의견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양국 학자들은 조선을 침략했던 왜구에 조선인이 포함됐다는 일본측 교과서 기술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왜구는 대마도와 일본 본토 해안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이었다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만 을사늑약과 한일강제병합조약 등의 쟁점 사안에 대해서는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보고서에도 각자의 의견을 병기했다. 일본 측은 을사늑약이나 한일강제병합조약이 합법적이고, 한반도 식민지 지배 역시 정당하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4,000쪽에 달하는 이번 보고서는 ▦고대사(고대 한일관계 성립ㆍ고대 왕권의 성장과 한일관계) ▦중근세사(14~15세기 동아시아 해역세계와 한일관계ㆍ동아시아 세계와 임진왜란) ▦근현대사(한일 근대국민국가 수립과정과 한일관계) 등에 걸쳐 48개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한일 역사공동연구위는 2001년 10월 양국 정상의 합의로 발족해 위원회 1기가 2005년 5월까지 활동했으며, 2007년 6월부터 제2기가 활동을 시작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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