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강보험 개혁법안이 21일 통과되면서 18개월 동안 이어져 온 지난한 과정만큼 승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뉴스위크는 22일 이번 건강보험 법안 통과로 혜택을 입게 될 ‘승자’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패자’를 선정해 보도했다.
뉴스위크 정치 칼럼니스트 하워드 파인먼은 건보개혁 법안 통과로 가장 큰 승리를 차지한 인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건보개혁 법안에 정치적 명운을 걸었고, 마침내 그것도 가까스로 결승점을 통과시켜 승리자가 됐다고 파인먼은 평가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도 승리의 주역으로 뽑혔다. 보수성향의 유권자 단체인 티파티는 물론 일부 진보진영 인사들조차 펠로시 의장에 반기를 들었지만 능수능란한 정치 행보로 건보개혁 법안 통과에 주연을 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파인먼은 또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을 주요 승자 중 한명으로 치켜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건보개혁 추진 임무를 맡았던 그는 그간 업무 추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법안 통과로 그가 적임자였다는 사실을 증명하면서 정치적으로 도약했다고 파인먼은 밝혔다.
사회적으로는 저소득층 1,500만명과 중산층 가구 중 보험 가입 능력이 없는 1,500만명이 각각 건강보험 제도 안에 편입돼 의료 및 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승리자로 꼽혔다. 또 제약회사는 법안에 따라 800억달러에 이르는 세금을 내야 하지만 정부 지원 등으로 이보다 10배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파인먼은 평가했다.
반면 파인먼은 건보개혁 법안 통과로 인한 ‘패자’로 보험업계, 민주당 중도파, 부유층, 공화당을 올렸다. 미국 연방정부 규제 밖에서 성장해 온 보험업계는 법안 통과로 가입자는 늘겠지만, 개혁법안 주도권 싸움에 끼어들지도 못하고 배제됐다는 게 패자로 꼽힌 이유다.
파인먼은 재정부담을 이유로 건보개혁 법안에 반대했던 민주당 중도파(블루 독)에 대해서는 “건보개혁 법안 통과는 그들에게 패배를 안겨줬고 그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득이 20만달러 또는 25만달러 이상의 부유층들은 이번 법안 통과로 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만큼 소비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공화당의 경우 중간 선거를 통해 의석 수가 늘어날 것이지만 원하는 만큼은 아니며, 그들의 주장대로 건강보험으로 인해 재정 파탄 등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패자에 속한다고 파인먼은 꼽았다. 파인먼은 민주당 대통령이 승리자로 인식되는 것도 상대적으로 공화당이 패자로 보이게끔 한다고 덧붙였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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