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치러진 이라크총선의 개표를 둘러싼 혼란이 점입가경이다.
21일 누리 알말리키 총리와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이 잇따라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거부했으나 현직 총리마저 개표에 불신을 숨기지 않는 상황에서 개표결과 변동에 따라 정치세력들 사이에 결과에 불복하는 재검표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22일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파라지 알하이다리 이라크 중앙선관위 위원장은 "전국 재검표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총리와 대통령의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수작업을 통한 재검표 요구에 대해 "선진 개표기술을 불신하면서 어떻게 수작업을 믿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총선 결과에 의혹이 있다면, 재검표는 해당 투표소로 국한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앞서 알말리키 총리는 "선관위가 수작업을 통한 재검표를 요구하는 정당들의 요청에 즉각 답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주 개표 후반에 접어들면서 자신이 이끄는 법치국가연합이 아야드 알라위 전 총리의 '이라키야'에 뒤져 2위에 내려앉자 개표조작을 주장했던 총리측은, 20일 95%개표 결과 이라키야에 1만1,000여표 뒤진 것으로 나오자 이같이 요구했다.
쿠르드족 출신인 탈라바니 대통령도 "헌법을 수호하고 정의와 투명성을 보장할 권한을 받은 대통령으로서 재검표를 요구한다"고 밝혀 논란에 가세했다. AP는 "이라키야가 쿠르드지역에서 선전하고 있어 3번째 연임을 노리는 탈라바니가 자신의 정치생명이 끝날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요구에 선두인 이라키야 측은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개표결과를 바꾸려 하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26일 최종 개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외신들은"정파간 갈등 속에서 분리주의자들의 공격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