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단우, 위선호 지음/모요사 발행ㆍ268쪽ㆍ1만3,000원
"주위에 괜찮은 30대 미혼 여성은 많은데 소개해줄 남자는 왜 이리 없는 걸까?" 누구나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프리랜서 작가인 30대 여성, 웹서비스업체에 근무하는 40대 남성이 이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 6개월 간 30~39세 미혼 여성 50명을 직접 만났다. 1970년대에 태어나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에 어학연수를 다녀왔으며 10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며 안정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여성들, 흔히 말하는 골드미스들이다. <결혼파업, 30대 여자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 는 그 만남의 결과를 담은 책이다. 결혼파업,>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여성들의 눈이 갑자기 높아진 것이 아니라 그들이 예전의 미혼 여성보다 우월해졌기 때문이었다. 여성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학력, 소득 등 그들의 조건도 자연스레 높아졌고, 그만큼 그들(혹은 그들의 부모)이 원하는 "나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나은 능력의 남성"을 찾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게다가 남자들은 여전히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선호하고 있어 사회적 성공이 결혼시장에서는 오히려 벌점이 되어버렸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 대부분은 "결혼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마땅한 남자를 찾지 못한 것뿐"이라고 답했다. 남자친구가 있는 경우에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결혼비용이나 양육비 문제, 그리고 자녀 양육과 사회 생활을 공존하기 어려운 현실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고 있었다. 능력있는 여성에게 결혼은 '손해 보는 계약'이기에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회는 이들에게 '된장녀'나 출산률 저하의 주범이라는 따가운 소리를 해대고, 골드미스라는 그럴 듯한 용어로 추어올리며 그들의 지갑을 노리기도 한다. 책은 "30대 미혼 여성들의 결혼파업에 대한 현실 인식과 사회적 반성이 필요하다"며 "결국 그것이 결혼과 가족제도를 더 건강하고 평등하게 만들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책 속에 담긴 미혼 여성들의 솔직한 증언은 마치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생생하다. 개인적 사연은 제각기 다르지만 공감 가는 대목이 적지 않다.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결혼과 여성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