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칠순 김지하 시인 305편의 '시삼백' 출간/ "촛불에 비친 천태만상 시에 담았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칠순 김지하 시인 305편의 '시삼백' 출간/ "촛불에 비친 천태만상 시에 담았죠"

입력
2010.03.22 00:06
0 0

"3,000년 전 공자가 '시경(詩經)'을 펴낼 당시가 춘추시대, 봉건 영주들이 각기 독립하며 백화제방이 일어나던 때였습니다. 공자는 민초들의 다양한 정서가 담긴 시, 노래, 이야기 305수를 '시경'으로 들어올려 새로운 문명을 요구했던 거죠. 나 또한 '촛불'을 계기로 일어난 천태만상을 담은 시 305편을 새 시집에 담았습니다."

올해 고희를 맞은 김지하 시인이 시집 <시삼백> (전3권ㆍ자음과모음 발행)을 펴냈다. 지난해 5월 시집 <못난 시집> 을 낸 이후 쓴 신작 시 305편을 모았다. 생일인 19일 인사동 음식점에서 부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과 함께 기자들을 만난 김씨는 이번 시집을 공자가 편찬했다는 설이 있는 중국 최고(最古)의 시집 '시경'에 빗대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공자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넘어가 70세에 '시경'을 펴냈는데, 나 또한 최근 일산에서 원주로 거처를 옮겼다"고도 했다.

김씨는 2008년 촛불시위를 접한 이후 "수백 편의 시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같은 해 장모인 소설가 고 박경리와 어머니를 잇따라 여읜 일, "시를 좀 쉽게 쓰시라"는 두 아들의 충고도 창작열을 부추겼다고 했다. 김씨는 "촛불은 그저 보통 사건이 아니다. 초창기 서울시청 앞에 모였던 이들은 대부분 여성, 어린이, 노인, 비정규직들이었고, 이는 중년 남성 전문가 집단과 힘센 청년 위주였던 역사의 중심 주체가 이들로 전환됐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자가 말한 무위(無爲)정치, (신라의) 화백 민주주의 같은 직접 민주주의가 도래할 때가 됐다"고 했다.

그는 "자살이 한 해 1만3,000건에 이르고, 특히 20~30대 고학력 직업 여성들의 자살율이 높다"면서 "여성들의 에로티시즘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휩쓸리면서 자기가 자기를 설명할 수 없다보니 우울증에 빠지는 것"이라고 세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 달부터 한 인터넷 매체에 '신(新)경제론'을 연재할 예정이기도 하다. 그는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미학 전공자로서 호혜적 시장 도입에 관해 할 얘기가 있다"며 "유럽 학계 일각에서 한국의 5일장을 연구하는 등 고무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