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떨어지면 탈레반이 마르자 장악… 주민들 참수 등으로 협박 작전 동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연합군이 최근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발발 이후 최대규모인 1만5,000명의 병력을 투입, 무장세력을 소탕한 것으로 알려진 헬만드주 마르자 지역이 아직도 밤만 되면 탈레반의 세상으로 바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전했다. 비록 낮 동안엔 연합군이 치안을 유지해 탈레반의 활동이 눈에 띄지 않지만 야간엔 여전히 마을로 내려와 시민들을 위협하며 연합군과의 동조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신문은 ‘마르자의 밤은 탈레반이 지배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탈레반이 주로 마을 원로들을 협박하는 방식으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마르자 거주민 8명 당 1명 정도의 군경이 치안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주민 한 명이 심야에 탈레반에 의해 참수당하는 등 치안확보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마르자의 한 부족 지도자는 “해가 지면 마치 탈레반 왕국이 도래하는 것 같다”며 “정부와 연합군은 밤이 되면 기지에서 1㎞ 떨어진 지역도 전혀 통제하지 못한다”고 NYT에 밝혔다. 하지 압둘 자히르 신임 마르자 시장은 “무장세력이 이틀에 한 번씩 야간을 틈타 거주지를 돌면서 정부에 도움을 주는 주민이 있는지 감시하고 정보를 캐고 다닌다”며 “이들 탈레반은 일명 ‘밤 편지’를 정기적으로 발간, 종교시설 등에 게시해 사람들을 협박하곤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탈레반은 식량과 주거지 공급과 같은 ‘당근’까지 제시하면서 주민들이 연합군과 가까워지는 것을 막으려 한다고 NYT는 전했다.
자히르 시장은 NYT와 전화 인터뷰에서 “탈레반은 오랜 세월 이 지역을 통치해왔기 때문에 어떻게 주민을 다뤄야 효과적인지 잘 알고 있다”며 “이들은 참수, 손발 절단 등 마르자를 통치했을 때와 같은 방식의 공포정치를 동원, 주민을 협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나토군측은 이러한 마르자의 상황에 대해 응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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