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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코스믹 잭팟' 우주는 왜 생명체를 허락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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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코스믹 잭팟' 우주는 왜 생명체를 허락했을까

입력
2010.03.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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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데이비스 지음ㆍ이경아 옮김/한승 발행ㆍ455쪽ㆍ2만원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는가? 생명체와 의식은 어떻게 나타났는가?

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우주학자인 폴 데이비스가 쓴 이 책은, 종교나 철학에 맡겨뒀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과학의 응답이자 기초물리학과 현대우주론에 대한 입문서다. 그에 따르면 우주는 생명체에 적합하도록 '정해진' 것처럼 보인다. 생명이 탄생하려면 원자의 성질부터 은하의 분포까지 모든 조건이 엄격하게 갖춰져야 하는데, 그게 어찌나 잘 들어맞는지 다른 우주학자 프레드 호일의 말마따나 마치 '짜고 치는 포커판' 같다는 것이다.

그는 '왜 우주는 생명체에 적합한가' 라는 질문으로 곧장 파고든다. 우주의 법칙을 이해할 만큼 복잡한 생명체의 출현을 허용한 우주의 '생명 친화성'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가 이 책의 주제다.

그는 최신 우주론인 '다중우주' 이론을 중심으로, 사색과 열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에 따르면 우주가 생명체에 더없이 적합해 보이는 것은, 우리 우주가 약간씩 다른 무수히 많은 우주들 가운데 생명체에 적합한 유일한 우주이기 때문이다. 왜 하필 우리 우주일까? 그게 순전히 우연이라면, 우리는 어쩌다 이 우주에서 잭팟을 터뜨린 셈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현대물리학과 우주론의 기본 개념, 다중우주론과 그에 대한 찬반론에 전반부를 할애한다. 후반부는 우주의 궁극적 본질을 다루는 이론물리학자 존 아치볼드 휠러에게서 받은 영감으로 채우고 있다.

휠러의 사고실험을 따라간 끝에 그는 "우주는 지각이 있는 생명체를 창조하여 그들이 자신을 관측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실현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렇게 과학과 철학의 접점에서, 그는 존재론과 우주론의 랑데부를 주선한다. 신은 등장하지 않지만, 종교적인 엄숙함마저 느껴지는 장면이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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