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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강산·개성관광 파국으로 치닫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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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강산·개성관광 파국으로 치닫는 건가

입력
2010.03.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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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ㆍ개성 관광 재개를 둘러싼 남북 신경전이 걱정스러운 사태로 치닫고 있다. 북측은 그제 통일부와 현대아산에 보낸 통지문에서 남측 관광객이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 "4월부터 새로운 사업자에 의해서 금강산과 개성지구에 대한 해외 및 국내관광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부동산을 조사하겠다며 남측 부동산의 소유자와 관계자들에게 25일까지 방문하라고도 했다. 관광사업에 관한 모든 합의와 계약의 파기, 관광지역 내 남측 부동산 동결을 공언한 보름 전의 담화를 실천에 옮기겠다는 최후 통첩인 셈이다.

북측의 초강경 압박은 우리 정부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엄포로 보인다. 그러나 일이 계속 꼬이면 최악의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북측이 새로운 사업자 운운하는 것은 중국 등 제3국 업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속셈이다. 실제로 중국의 한 여행사가 내달부터 개성과 금강산이 포함된 북한 여행상품을 내놓고 여행자를 모집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관광객 총격사망과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 조치를 취하라는 요구를 외면한 채 관광계약 파기나 남측 부동산 동결과 같은 극단적 조치를 취한다면 적반하장이다. 남북 합의 위반일 뿐 아니라 국제관례에도 어긋나며 최근 그들이 목 매고 있는 외자 유치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자해행위다. 남측이 관광 재개를 핵 문제 등과 연계시킨다고 비난할지 모르나 남북관계 진전이 핵 문제와 무관하게 진행되기 어려운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

사태를 여기까지 몰고 온 우리 정부의 경직된 태도에도 문제는 있다. 신변 보장 등 3대 조건 충족 말고도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태에서 북측에 관광대가로 현금이 지급되는 것을 꺼려해 협상에 소극적이었던 점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역량과 의지에 따라서는 관광 재개를 북측의 6자회담 복귀 추동력으로 활용할 여지도 충분하다. 북중간 경제 밀착이 전방위로 심화하는 때에 금강산이 1998년 이전의 '그리운 금강산'으로 되돌아 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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