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한 밀폐용기 전문업체 락앤락이 3월 외국인 순매수 리스트 상위24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3주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3조 5,0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와중에 락앤락을 420억원어치나 사들인 것. 주가도 덩달아 올라 이달 들어 15%나 상승해 19일에는 2만6,550원을 기록했다.
최근 락앤락처럼 상대적으로 몸집이 가벼운 중ㆍ소형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월 이후 모처럼 상승 기미가 보이면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 중형주 보유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기 때문. 지난 1~2월 8.03%나 하락했던 중형주 지수도 3월에는 3.30%나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와는 달라진 시장 여건상 중ㆍ소형주의 강세 국면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이후 지수 상승을 이끈 대형주들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면서 중형주로 매기가 이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중ㆍ소형주의 업황도 빠르게 개선돼 머니 게임에 의한 상승이 아니라 실적 개선에 따른 추세적 상승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대기업의 2월 업황 BSI는 97로 전달(99)보다 하락한 반면, 중소기업은 92로 1월(90)보다 올랐다고 26일 발표될 3월 지표에서도 대기업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대우증권 조승빈 연구원은 "영업이익을 비교해 보면 코스피 대형주는 지난해 4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 기업들은 1분기에도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중ㆍ소형주를 골라야 할까. 대신증권은 남유럽 재정 위기, 중국의 추가긴축 우려 등 해외 변수에 국내 증시가 영향을 받아 확실한 상승세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선 대형주보다 중형주에 투자하는 게 수익률 내기에 유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 김중섭 선임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매수 흐름을 보면, 대형주의 순매수 비중이 감소하는 반면 2월 중순부터 중형주의 매수 비중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며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되는 중형주를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기준으로 분석할 경우 현대하이스코, LIG손해보험, 세아베스틸 등이 유망 종목"이라고 꼽았다.
대우증권은 현재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돼있으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중소형주로 고영, 자화전자, SBS콘텐츠허브, 네오위즈게임즈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들 종목의 실적 전망 변동을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 조승빈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실적 전망의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코스피 중ㆍ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의 1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추세이므로 종목별 실적 전망이 어떻게 변하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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