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폴로보다 500년이나 앞서 걸어서 아랍까지 탐험에 성공한 혜초의 발자취를 따라가보려고 하는 겁니다.”
지난해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을 처음으로 걸어서 단독 종단한 남영호(33ㆍ투스카로라)씨가 이번에는 신라 고승 혜초(慧超·704∼787)가 갔던 길을 따라 히말라야에서부터 인도양까지 갠지스강 전 구간 총 2,510㎞ 탐험에 나선다.
이달 29일부터 6월말까지 잡힌 탐험 일정은 완전한 무동력으로 이뤄진다. 1977년 탐험가 힐러리와 작년 가을 스위스 탐험가 리만이 갠지스 강을 모터보트로 탐험한 적은 있지만 무동력 완주를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갠지스강의 발원지인 해발 4000m 히말라야 고무크까지는 트레킹으로 올라가고, 협곡은 래프팅으로, 갠지스강 본류에서는 카약으로 이동할 생각이에요.”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도전에는 화가 정찬호(30)씨가 함께한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남씨는 사진으로, 동양화를 전공한 정씨는 그림으로 기록을 남긴다. 둘은 이번 탐험 과정에 얻은 작품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전시회를 열 계획도 세우고 있다.
2006년 자전거로 우리나라에서 포르투갈까지 횡단한 경험도 있는 그는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점과 공통점을 체험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규장각 도서에 영구임대방식으로 돌아오는 우리 문화재 목록에 ‘왕오천축국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는 그는 무동력 여행을 통해 환경보존 메시지도 널리 알리려 한다. 지구 온난화로 점점 사라지고 있는 히말라야 발원지의 빙하, 세균오염으로 신음하는 ‘어머니 강’ 갠지스, 먹을 거리가 없어져 마을까지 내려와 사람까지 위협하는 벵갈호랑이와 그가 직접 마주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다.
김청환 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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