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사과합니다."
교황 베네딕토16세가 침묵을 깨고 20일 아일랜드 교구 아동 성추문에 대해 사과했다. 교황은 이날 아일랜드 신자들과 피해자에게 보낸 공개서신을 통해 "수치와 과오를 공개적으로 밝힌다"며 유럽전역의 가톨릭교단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지난해 11월 보고서를 내고 1975년부터 2004년까지 더블린대교구 어린이 수천명이 신부와, 고아원 수녀 등에게 성폭행과 추행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피해사례는 계속 보고됐고, 교황의 모국 독일에서도 최근 300명 이상의 피해자가 밝혀졌다.
연일 확산되고 있는 성추문을 잠재우기 위해 교황이 사과에 나섰지만 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교황의 사임까지 요구하고 있다. 아일랜드 피해자 그룹은 교황의 성명을 비판하며 "바티칸이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를 놓쳤다"고 질타했다.
교황은 이번 서신에서 아일랜드 교단만 언급했으며, 재발방지책 등 구체적 대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해당 성직자의 해임 같은 처벌에 대한 언급도 빠져있고 은폐과정에서 교회역할에 대한 반성도 없어 미흡하다는 비판이 많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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