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잦은 봄비에 산림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산불은 크게 줄었으나, 나무심기와 병충해 방제 등에는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는 탓이다.
16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들어 15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5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2건)의 3분의1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게다가 피해 면적은 작년(113㏊)의 10%에도 못 미치는 11㏊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2일까지 16일 동안은 단 한 건의 산불도 발생하지 않아 1991년(26일) 이후 20년 만에 최장 기간 무화재 기록을 세웠다. 3월에 산불이 없었던 기록(12일)으로는 1981년 이후 30년만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렇게 산불이 급감한 것은 잦은 봄비 때문. 올해 전국 평균 강우량은 161.4㎜로 작년(78.6㎜)의 두 배를 넘는다. 특히 3월에는 이틀에 한 번 꼴로 눈이나 비가 내리고 있다.
하지만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는 노릇. 잦은 봄비로 나무심기 사업이나 해충 방제사업은 착수가 늦어지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당초 이달 3~14일 진행할 예정이었던 부산, 경남, 호남 등 남부지역의 솔껍질깍지벌레 항공방제 작업이 지연됐다”며 “올들어 폭설이 잇따른 강원도에서는 식목 작업을 전혀 진행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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