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이 봄을 맞아 '폭풍전야'다. 각 업체마다 신차로 출격 준비를 마치고 서비스센터와 판매망도 늘리고 있다. 지난 해 금융위기 여파로 주춤했던 판매량을 올해는 비약적으로 늘리겠다는 심산이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소비자가 꼼꼼히 따져야 할 것도 많아 졌다. 가격은 물론 수입차 구입시 필수 고려 항목인 '서비스 망' 등을 살펴봐야 할 때다.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는 도요타의 리콜 사태로 인해 렉서스가 주춤거리는 사이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가 나서고 있다. 여기에 닛산, 혼다, 볼보 등이 가세하고 있다. 4,000만원 대 중가 브랜드에서는 폴크스바겐이 사실상 독주를 하고 있는 가운데 푸조 등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1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증가세 일로였던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소폭 줄었다. 금융위기 때문에 2008년 6만1,648대(시장점유율 6.04%)에서 지난해 6만993대(시장점유율4.94%)로 감소한 것.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서서히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입차 업체가 신차 출시와 더불어 서비스망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해 7만대 이상 판매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시장점유율도 6%대 회복이 확실시 된다. 윤대성 한국수입차협회 전무는 "독과점 구조인 국내 완성차업계의 특성상,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는 수입차로 충족될 수 밖에 없다"면서 "거시 경제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향후 1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10% 도달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는 베스트셀링 차종인 렉서스 E350의 부진이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렉서스 350은 단일차종으로 지난해 판매 순위 2위(2,371대)에 오를 정도로 인기 차량. 그러나 최근 리콜 역풍을 맞아 월간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1월 320대가 팔렸으나 2월에는 고작 173대 팔리는데 그쳤다. 비상이 걸린 도요타 측은 렉서스 E350 재구매자에게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나 결과는 미지수다.
반면, 경쟁업체들은 신차와 서비스 그리고 가격을 무기로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6,000만원대 E시리즈를 내놓은 메르세데스-벤츠의 기세가 무섭다. 친환경 모델인 E220 CDI 블루이피션시의 가격은 6,650만원으로 E클래스 중 가장 저렴하다. E300 엘레강스가 6,970만원, E300 아방가르드가 8,220만원. 7년 만에 완전 변신을 하고도 매력적인 가격 그리고 벤츠라는 명성이 그대로 판매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1,2월 수입차 전체 판매차량 중 1위(1,215대)를 차지하며 지난해 하반기 출시 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BMW가 4월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신차로 폭격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차별화한 소형 사륜구동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 'X1'을 발표한 데 이어 내달 1일에는 BMW의 베스트셀링 카 6세대 '뉴 5'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BMW의 5시리즈는 지난해까지 국내 중형 프리미엄급의 최강자. BMW 코리아는 523i 가격을 6380만원,528i 가격을 6790만원,535i 가격을 9590만원으로 각각 책정해놓은 상태다. 뉴 528i의 경우 종전(6890만원)보다 오히려 100만원 낮췄다. 다분히 메르세데스-벤츠의 E300을 의식한 가격. 해당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뉴5시리즈는 벌써 사전예약자가 2,000명을 넘어섰다.
안전한 차의 대명사 볼보도 가세했다. 국내에 뉴XC60 T6과 S80 T6을 시장에 선보인다. T6엔진은 285마력의 파워를 자랑한다. 뉴XC60 T6은 세계 최초 저속추돌방지 시스템이 적용, 알아서 멈추는 차라는 별칭이 있다. 볼보는 또 디젤 세단 뉴S80 D5를 할부 구매시 초기 부담금을 줄이고 리스 조건도 완화했다. 볼보 뉴S80 D5는 2008년과 지난해 국내 프리미엄 디젤세단 판매 1위에 오를 정도로 성능이 검증된 차다. 가격은 5,590만원.
4,000만원 중가 브랜드는 서비스 망을 확대하는 것이 특징.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3,000만~5,000만원 미만의 수입차 시장에 대한 장기 포석으로 해석된다.
푸조는 최근 서울 성수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서비스센터를 건립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인천 고잔동에 서비스센터를 이전확장하고 도약을 준비 중이다. 14명의 숙련된 기술자로 구성된 인천 서비스센터 서비스팀은 연간 최대 1만대의 차량 정비를 소화할 수 있다. 푸조는 올해 콤팩트 크로스오버차량(CUV) 3008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5008, 프리미엄쿠페 RCZ 등 전략 차종 3가지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달 처음으로 월간판매량 1,000대를 돌파는 폴크스바겐은 전주, 대전, 청주 등 4개 지역에 전시장 겸 서비스센터를 개장한다. 대기자가 1,00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좋은 골프에 대한 인기몰이를 지방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강희경 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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