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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선거 진절머리…" 신안 임자도에 '방콕 선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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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선거 진절머리…" 신안 임자도에 '방콕 선거운동'

입력
2010.03.1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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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임자도 농협조합장선거가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주민 3분의 1인 1,000여명이 후보에게서 돈을 받은 사실이 들통난 이후 이뤄지는 선거라 섬 곳곳에 두터운 감시망이 드리워졌기 때문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23일 치러질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모두 2명. 각각 임자농협 이사와 전무를 지낸 정모(60)씨와 김모(57)씨가 12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하지만 이들이 주민들과 접촉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거리에서 조합원을 만나기만 해도 “또 돈을 주고 받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두 후보 모두 사실상 바깥 출입을 끊은 채 전화로만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는 방콕(방안에 콕 박힌 것을 뜻하는 은어) 선거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정 후보는 “혹시나 조합원들을 만나면 괜히 금품 수수 등 불필요한 의심을 살 수 있어 외부 출입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달라졌다. 주민 김모(56)씨는 “이전 선거로 홍역을 치렀던 조합원들이 이번 선거만큼은 돈을 요구하지도 받지도 말고 깨끗하게 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사상 유례가 없는 투명 선거가 될 것”고 말했다.

그러나 앞선 선거에서 “돈을 받고 표를 팔았다”며 손가락질을 받는 등 돈 선거에 크게 데인 탓인지 상당수 주민들은 “이제 선거라는 말만 들어도 진절머리가 나고 투표도 하기 싫다”고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선관위는 이번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임자도의 주산물인 대파 종자 파종을 앞두고 주민들의 손길이 바빠지고 있다는 점도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번 돈 선거의 후유증 때문인지 보궐선거를 앞둔 섬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많이 가라앉아 있는 것 같다”며 “불법ㆍ탈법 선거 단속을 위해 섬에 상주하는 직원들도 투표율 제고를 위해 선거 안내 활동 위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안= 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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