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드려.(stay down)' '움직이지마.(don't move)'
2010 미스터 월드 후보 스포츠부문 첫 평가로 서바이벌 게임이 진행된 17일 전북 무주리조트. 4개(옐로ㆍ블루ㆍ레드ㆍ블랙)팀으로 나뉜 74명의 참가자들이 생사(生死)의 기로에 섰다. 실제 전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가 엄습했다. 이들은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다.
옐로팀인 카자흐스탄 대표 로만 미로노프(24)는 블루팀과의 전투에서 포복으로 상대의 후미를 침투, 무려 7명을 사살해 '스나이퍼(저격수)'의 면모를 보이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반면 예비역 병장인 한국 대표 유지광(25)은 "사격은 자신 있다"고 큰소리쳤으나 가장 먼저 사살돼 체면을 구겼다. 우승은 레드팀이 차지했다. 레드팀은 블랙팀을 누르고 결승에 올라, 옐로팀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최후의 승자가 됐다.
산악사륜차(ATV)를 모는 두 번째 경기는 시합이라기 보다 한바탕 스피드를 즐기는 자리였다. 2인 1조로 사륜차에 올라탄 후보들은 속도를 한껏 높였다. 바하마 대표 켄드릭 캠프(23)는 "사륜차 운전은 처음인데 정말 신났다"고 말했다.
이들의 '못 말리는' 승부욕은 미스터 월드 조직위가 대회 개최국의 관광ㆍ문화 자원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의도에 따라 계획된 덕유산 산행 출발부터 감지됐다.
후보들은 전북 무주의 시(市)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덕유산 향적봉(해발 1,614m)에 올라 한국의 때묻지 않은 자연에 매혹돼 자신도 모르게 'beautiful'을 연발했다. 후보들은 그러나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남성 특유의 야성(野性)이 발동, 조금 더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땀을 흘렸다. 각 팀은 산 정상에서 "야호"대신 "우리가 최고야(We are the best)"라고 외쳤다. 블루팀은 "꽤 쉬웠다. 더 험한 코스에 도전해 보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등산로가 미끄러워 몇몇이 중도에 포기했으나 나머지 후보들은 이마저도 배움의 기회로 삼았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동료의 손을 잡아주며 모두 안전하게 등산을 마무리한 것. 프랑스 대표 모하메드 알 마이만(23)은 "얼음 때문에 트레킹이 매우 힘들었지만, 서로 돕는 과정을 통해 팀워크를 배웠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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