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박남기 전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이 지난해 11월 단행된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자로 몰려 최근 평양에서 총살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합뉴스는 18일 복수의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박 전 부장이 지난주 평양시 순안구역의 한 사격장에서 총살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들은 박 전 부장에게 '혁명대오에 잠입한 대지주의 아들로서 계획적으로 국가경제를 말아먹었다'며 반혁명분자 혐의가 적용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화폐개혁 실패로 민심이 악화하고 김정은 후계체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자 북한 지도부가 박남기를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서 박 전 부장은 1월 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함경북도 김책제철연합기업소 현지지도 수행을 끝으로 북한 언론에서 자취를 감췄고, 그 뒤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자로 몰려 경질됐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돌았다. 그는 1월 중순 중앙당 간부 전원이 모인 '중앙당 대논쟁' 자리에서 공개 비판을 받은 뒤 즉각 체포돼 국가안전보위부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아직 총살설을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박 전 부장이 북한 최고위급 인사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 당국이 그의 신변 이상을 공개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한 대북단체 관계자는 "주민 불만을 다독이기 위해서는 공개 처형을 해야 효과적인데 박 전 부장에 대한 얘기가 없는 것을 보면 총살설을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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