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밑창이 유난히 한쪽만 많이 닳거나, 브래지어 끈이나 러닝셔츠가 한쪽으로만 흘러내린다. 이런 일이 자주 생긴다면 척추가 휘어져 양쪽 골반과 어깨 높이가 달라지는 '척추측만증'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측만증은 척추뼈가 제 위치를 벗어나, 뒤에서 봤을 때 세로 일(一)자 모양이어야 할 척추뼈가 옆으로 휘어져 C나 S자로 변형되는 척추 이상 질환이다.
척추측만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양 어깨가 수평이 되지 않거나 골반 높이가 달라 치마가 돌아가는 경우다. 양쪽 신발 밑창이 다르게 닳고, 평평한 바닥에 엎드렸을 때 양쪽 다리 길이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사진을 찍을 때 항상 고개가 삐딱하게 돼도 척추가 휘어졌기 때문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척추측만증은 대부분 10세 전후에 시작된다. 그러나 초기에는 외관상 뚜렷한 변화가 없어 모른 채 지내기 쉽다. 또 여학생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사춘기 때 왕성하게 분비되는 여성 호르몬 탓으로 인대와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뒤에서 봤을 때 일자 형태인 척추뼈가 C자 모양으로 휘어지기 시작해 점점 S자 모양으로 복잡하게 변형되고, 점차 양쪽 골반과 어깨 높이가 달라지면서 몸통 자체가 한쪽으로 기울게 된다.
척추측만증을 예방하려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뼈가 급속히 자라는 성장기에는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누워서 잘 때도 허리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생활습관을 들여야 한다.
척추측만증은 일단 발병하면 저절로 낫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나빠지므로 빨리 치료할수록 좋다.
김학선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최근 재활기구가 많이 개발돼 보조기 착용기간을 줄이고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X선 검사 상 옆으로 휜 각도가 40도 이상일 때는 나사못 고정술과 같은 척추교정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팀은 최근 유소년 척추측만증 환자들도 뼈 성장에 맞춰 길이를 간편하게 조절할 수 있는 나사못 척추교정 기구를 개발, 특허를 획득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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