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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김연아와 R&D 성공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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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김연아와 R&D 성공방정식

입력
2010.03.1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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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우리에게 환희와 감동, 자신감을 안겨주었다. 특히 김연아 선수는 '우리 형편에는 피겨스케이팅이 불가능하다'는 선입견을 깨고 압도적 점수로 금메달을 따내며 우리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무한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김연아 선수가 척박한 환경에서 세계 피겨 여왕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바탕은 물론 본인의 재능과 노력이다. 여기에 일찍이 훌륭한 재목을 발굴하고 성공 경험을 가진 전문가의 지도를 통해 맘껏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준 것에 힘입었다. 아사다 마오라는 최고의 라이벌이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됐다.

패러다임을 바꾼 전략

이런 성공 과정은 우리 경제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신(新)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바탕이 되는 연구ㆍ개발(R&D) 분야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R&D 투자 규모는 1999년 3.7조원에서 2010년 13.7조원으로 연평균 10% 이상 증가해 왔으나, D램 반도체, CDMA(코드분할다중접속)에 이어 2001년 LCD 개발 이후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 수도 2000년에서 2007년 사이 중국이 698개에서 1,128개로 증가한 반면, 우리는 87개에서 53개로 줄어드는 등 적잖이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우리 R&D가 신성장동력을 창출해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와 선진국 도약을 견인하려면 새로운 패러다임의 R&D 시스템이 필요하다. 김연아 육성 전략은 R&D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이달 8일 발표한 '지식경제 R&D 혁신 전략'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정부 R&D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담긴 전략이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김연아처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 미래 우리 경제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선도 품목을 발굴할 것이다. 선정된 품목에 대해서는 기업과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국내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 최고의 능력을 보유한 기관들로 드림 팀을 구성해 기술 개발을 수행하게 할 것이다.

둘째, 오서 코치처럼 글로벌 성공경험을 보유한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을 국가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영입해 R&D 전 과정을 책임지고 관리함으로써 기술 개발의 성공률을 높여 나갈 것이다.

셋째, 김연아 선수가 최고의 시설과 안무가 등 스태프의 지원 하에 훈련에만 몰두할 수 있었던 것처럼, 연구자들의 행정적인 부담을 덜어주고 연구장비에 대한 관리를 지원하는 등 연구자가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다.

넷째, 아사다 마오라는 훌륭한 경쟁자가 김연아 선수의 기량 향상에 중요한 요인이 되었던 것처럼, 연구자들 간의 경쟁을 촉진하고 우수한 성과를 냈을 때는 국가기술자로 지정해 예우하는 등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한층 업그레이드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다.

선진국 도약의 시발점

이번에 마련한 혁신 전략은 다양한 쇄신안을 포함하고 있지만, 계획보다는 실행이 중요하다. 나아가 우리 모두가 새로운 변화에 동참하고 새로운 R&D 패러다임을 수용할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더욱 더 중요하다.

우리 경제는 지금 선진국으로 도약할 것이냐, 중진국에 머물 것이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이라는 원대한 목표도 갖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지식경제 R&D 전략이 우리 경제가 선진국으로 비상하기 위한 혁신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임채민 지식경제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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