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25% 절상’ 대 ‘2~3% 정도’. 미국과 중국의 위안화 절상폭에 대한 시각차는 양국 사이에 놓인 태평양만큼 넓다.
‘4월 15일 발표될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라’는 미 의회의 압박으로 본격화 한 양국간 환율 전쟁이 이제는 국제기구와 제3국까지 가담하는 국제전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은 미국 편에 섰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17일(이하 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경제위원회에 출석해 “중국 위안화 너무 저평가돼 있다”며 절상을 촉구했다. 세계은행도 이날 중국경제에 관한 분기 보고서에서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면 인플레 압력을 줄이고 경제 균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고했다.
반면 영국과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절상압력을 비판했다. 데이비드 밀리반드 영국 외무장관이 16일 베이징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만나 “영국은 자유무역을 지지하며 중국에 환율절상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즈 아부 주중 EU대사는 17일 “확성기를 들이대고 압력을 가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자세를 비판했다. 유엔의 싱크탱크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도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시장에 그대로 맡길 경우 국제 경제에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17일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되자 미국 내에서도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기 보다는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적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17일 사설을 통해 미중간 직접 충돌은 자칫 양자간의 무역전쟁을 초래해 양국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 큰 후유증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IMF 같은 국제기구가 나서 중국에 절상을 압력을 가하거나, 중국의 환율조작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제3의 교역국들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통해 법적 해결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관영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18일 위안화 절상에 따른 중국 산업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12개 업종 1,000여개 업체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국제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중국 수출업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상황”이라며 “환율이 절상할 경우 섬유 등 저부가가치 업종뿐 아니라 전자ㆍ기계 산업에도 타격이 극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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