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꽃미남들이 골동반(骨董飯ㆍ비빔밥)을 직접 만들고 시식하는 것, 한식의 세계화에 이바지하는 좋은 기회죠."
복합전통문화공간 '한국의 집' 김맹녕(63) 사장은 제6회 미스터월드 세계대회 본선진출자를 대상으로 21일 열리는 '비빔밥 만들기 경연대회'를 유치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한항공에서 기내식 담당을 한 적이 있는데 외국인 탑승객에게 가장 인기있는 메뉴가 바로 비빔밥이었다"며 "채식주의자가 많은 외국인의 입맛에 잘 맞고 초보자도 만들기 쉬운 비빔밥을 대회 메뉴로 골랐다"고 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산하 '한국의 집'은 서울 중구 필동에서 전통음식점으로 문을 연 이후 30년 동안 조선시대 궁중의궤에 기록된 조리법에 따른 전통 한식만을 고수해왔다. 김 사장은 "우리는 이익보다 전통의 보존을 추구하기 때문에 퓨전요리를 개발하거나 조미료를 넣어 맛을 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집' 한 해 방문객은 외국인 15만여 명을 포함해 25만여 명에 달한다. 식당뿐 아니라 공연장과 체험장도 갖추고 주한 외교관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전통혼례, 한지공예 등 다양한 우리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일본 중고교생의 수학여행 등 성수기 때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김 사장은 '한국의 집'에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왔다. 대한항공, 한진관광 등에서 30여년간 일하며 세계 문화를 두루 겪은 경험을 살린 것이다. 우선 종업원들의 복장을 한복으로 바꾸고, 구절판과 신선로 등을 포함한 최고급 궁중요리상 '대장금 정식'을 신설하는 등 전통을 강조했다. 반면 외국인의 편의를 위해 일부 온돌방을 입식으로 개조하고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개량하기도 했다. 식당 내 기념품점에 요즘 그 흔한 중국산이 하나도 없는 것도 그의 철저함을 보여주는 예다.
김 사장은 "정부가 2년 전부터 한식의 세계화를 주창하고 있지만 정작 유명 호텔에는 제대로 된 한식당이 없는 실정"이라며 "관광의 첫 코스인 먹거리부터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호텔과 지방 관광지에 '한국의 집' 분점을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런 후에는 세계 유명 도시에도 진출하고 싶습니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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