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의 4번 타자'. 김동주(34ㆍ두산) 이름 앞에 단골로 붙던 수식어다. 그러나 올시즌 김동주의 자리는 4번이 아니다. 띠동갑 후배 김현수(22)에게 4번 자리를 물려주고 5번으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단순한 강등 차원의 이동과는 거리가 멀다. 팀이 김동주에게 바라는 기대치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현역 중 유일한 OB(두산 전신) 멤버 김동주가 시범경기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냈다. 그것도 관중석 중단 바로 밑에 떨어지는 120m짜리 대형 홈런으로 여전한 두산의 기둥임을 확인시켰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두산-삼성전. 3루수 겸 5번 타자로 나선 김동주는 3-3으로 맞선 5회말 벼락같은 '웅담포'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2사 2루에서 상대 선발 장원삼의 초구 몸쪽 슬라이더를 통타, 왼쪽 펜스를 넘긴 것. 맞는 순간 좌익수 최형우가 따라가기를 포기할 만큼 호쾌한 한 방이었다. 김동주는 1회에도 깨끗한 중전안타를 때리는 등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두산은 7회 터진 이성열의 좌월 1점 홈런(2호)까지 더해 6-5로 이겼다. 시범경기에 처음으로 등판해 5회 한 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임태훈이 승리투수. 경기 후 김동주는 "홈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현재 몸 상태는 아주 좋은데 개막에 맞춰 더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김동주는 이날까지 6경기에서 타율 3할8푼9리(18타수 7안타) 6타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3-6으로 뒤진 9회초 2점을 따라갔으나 승부를 뒤집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적생 장원삼은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에서 5이닝 5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광주에서는 SK가 선발 김선규의 호투를 앞세워 KIA에 4-2로 승리했다. 롯데는 부산에서 LG를 5-3으로 꺾고 6승1패로 선두를 굳게 지켰다. 대전에서는 넥센이 한화를 11-6으로 이겼다. 넥센 오재일은 7-6으로 앞선 9회초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부산=이승택기자 lst@hk.co.kr
광주=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양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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