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 국내 음악 팬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이름만으로도 공연장을 들썩이게 할 세기의 뮤지션들이 잇달아 국내 무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장르와 세대도 각양각색이다. 거장들의 음악을 골라 듣는 호사, 이보다 더 화려했던 적이 없다.
기타 거장들의 향연
기타의 거장들이 서울 땅을 차례로 밟는다. 20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 제프 벡은 '기타의 신'이라 불리는 거장 중의 거장이다. 1965년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75년 명반 'Blow By Blow'로 명성을 얻었고, 2009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초자연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그의 경이적인 기타 실력을 체감할 수 있는 자리다.
블루스 기타의 거장 게리 무어는 4월 30일 오후 8시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데뷔 37년 만에 첫 한국 공연을 갖는다. '세상에서 가장 슬프게 기타를 연주하는 사나이'라 불리는 그는 'Still Got The Blues' 등으로 국내에서도 커다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재즈의 스윙 속으로
재즈 뮤지션들도 서울에서 스윙의 향연을 펼친다. 현존하는 최고의 재즈 디바 중 한명으로 꼽히는 다이안 리브스는 26일 오후 8시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2008년에 전석 매진을 기록한 공연에 이어 두 번째 내한 공연이다.
'Feel So Good'으로 유명한 '플루겔혼의 마법사' 척 맨지오니도 다시 한국을 찾는다. 5월 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다섯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시각장애를 딛고 세계적 재즈 싱어로 우뚝 선 멜로디 가르도트는 16일 오후 8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무대에서 첫 내한 공연을 펼친다.
올드 팝 스타들의 공습
올드 팝 팬들도 즐거운 비명을 지를 듯하다. 'Knockin' On Heaven's Door'와 'Blowin' In The Wind' 등 세기의 명곡을 부른 밥 딜런이 31일 오후 8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을 연다. 1960~70년대 젊은이들에게 저항적 시대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던 그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영국의 팝 스타 톰 존스는 4월 2일 오후 8시, 3일 오후 7시 30분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27년 만의 내한 공연 무대에 오른다. 'Delilah' 'Green Green Grass Of Home' 등 숱한 히트곡을 가진 톰 존스는 중년 관객들을 황홀한 추억 속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1970~80년대를 풍미한 이탈리아의 유명 아트록 그룹 오잔나는 4월 3일 오후 8시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연다.
라틴 팝의 상징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도 내한 공연에 합류한다. 4월 16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노래하는데, 2003년에 이은 세 번째 한국 공연이다.
'친한파' 뮤지션들 잇단 방한
한국을 자주 찾는 이른바 '친한파' 뮤지션들도 올해 잇달아 국내 공연을 갖는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팝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는 5월 2일 오후 7시 잠실 실내체육관 무대에 선다. 2000년, 2008년에 이어 세 번째다.
세계적인 뉴에이지 그룹 시크릿 가든은 노원구 노원문화예술회관(4월 6일), 경기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8일),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9일), 경기 군포시 문화예술회관(10일)에서 각각 공연을 펼친다.
미국의 대표적인 R&B 남자 보컬 브라이언 맥나이트도 4월 1일 오후 8시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8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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