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경쟁에 지친 소비자를 위로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 힘을 쏟는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경쟁보다는 고객의 감정을 어루만지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판매 촉진은 물론 기업 이미지도 제고하는 것이 바로 '위로 마케팅','치유 마케팅'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정보기술(IT)용어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 직장인의 '스마트폰 스트레스' 치유를 위해 특별한 강좌를 마련했다. 이 백화점은 무역센터점, 신촌점 등 수도권 5개 점포에서 30개의 스마트폰 무료 특강을 진행 중이다.
'SHOW와 함께하는 스마트폰 아카데미'라는 제목의 이 강좌는 3분의 2가 오후 7시에 시작되며, 수강생의 41.6%가 남성이다. 특히 남성 수강고객 중 40~50대의 비중은 62%로 20~30대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방침이나 사회 분위기에 따라 스마트폰을 구입했지만 활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장년 남성이 많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이 백화점은 4,5월에도 새로운 강의를 개설하고, 여름학기에는 초급반뿐 아니라 심화반도 함께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런가 하면 CJ푸드빌의 레스토랑 브랜드 빕스는 이달 말부터 뮤지컬 배우 최정원씨 등 유명 여성 인사와 만찬을 함께 하며 고민을 털어 놓고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연중 프로모션 '멘토링 테이블'을 시작한다.
"극심한 취업 한파 속에서도 당당하게 꿈을 키워가는 여성 고객들을 위로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유니레버 도브가 진행하는 '빠지지 않는 그녀' 이벤트도 자신이 없거나 용기가 부족한 여성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행사다. 다음달에 4명을 선발, 요리ㆍ댄스ㆍ교양ㆍ스포츠 활동 등에 쓸 수 있는 2,000만원의 자기 개발 지원비를 지원한다. 희망자는 유니레버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할 수도 있다.
편의점 GS25가 화이트데이 프로모션에 애인이 없는 고객을 위로하는 '소개팅 마케팅'을 등장시켰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화이트데이 상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경품 중 하나로 결혼정보회사의 소개팅 상품권을 내건 것.
최근 유통업계에서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데이마케팅'이 활기를 띠면서 이성 친구 없는 솔로들의 소외감은 더 커질 것이라는 배려에서 나온 이벤트다.
트렌드 컨설팅 업체 인터패션플래닝의 이경옥 전무는 "기술이 발달할수록 개인화와 고립화가 심화하리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기업도 소비자와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이성보단 감성에 호소하는 마케팅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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