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장하면서 이에 위협을 느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어 이 지역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5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 동안 동남아 국가의 무기수입은 말레이시아가 722%, 싱가포르가 146%, 인도네시아가 84%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세계 평균 무기구매 증가율 2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말레이시아는 잠수함 2척과 프리깃함(소형 구축함) 6척, 전투기 26대를 늘렸고 싱가포르는 프리깃함 6척와 전투기 32대를 증강했으며 인도네시아는 프리깃함 4척와 전투기 4대를 늘리고 전투기 3대를 추가 주문했다. 특히 싱가포르는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 국가로는 처음으로 전세계 무기 수입 10대국가에 포함됐다.
동남아 국가들이 이처럼 군비경쟁에 나서는 이유는 중국이 최근 하이난(海南)섬에 잠수함 기지를 건설하는 등 남중국해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중국해는 말레이시아, 대만, 필리핀, 베트남, 브루나이 등과 중국의 크고 작은 영해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이 지역 경제발전이 계속되고 있고 일부에서 유전도 개발돼 경제적 가치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시몬 베이지먼 SIPRI 선임연구원은 "아직 동남아국가 정부들이 공개적으로 중국의 군사력 확장에 우려를 표명하지는 않지만 실제적 위협을 느끼고 군비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밝혔다. 그는 또 "베트남과 태국이 상대적으로 뒤진 상태지만, 최근 태국이 전투기 6대와 조기경보기 1대, 잠수함 6척을 주문했고 베트남이 프리깃함 2척과 전투기 8대를 주문하는 등 추격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브라질이 전투기 36대 구매를 추진하는 등 남미에서도 지난 5년간 무기수입이 150%나 증가해 신흥국들의 군비확장경쟁은 전세계적으로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것은 역시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 5년간 70억달러 이상 무기를 수출해 전체의 30%를 차지했으며 다음은 러시아였다. 중국과 인도는 최대 규모의 무기 수입국(세계 무기 수입의 각각 9%, 7%)이다.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6%로 공동 3위로 나타났다.
중국은 무기 수출액이 3억8,000만달러에 그쳤지만 이 가운데 이란에 대한 수출이 14%를 차지, 양국 군사관계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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