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나눔 생활체육교실'이 이번에는 스케이트 특강으로 어린이들과 호흡했다.
행복나눔 생활체육교실은 국민생활체육회에서 주최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재정 후원하는 프로그램. 스포츠를 통해 어린이, 청소년들과 소통하고 행복을 나눠주기 위해 꾸려졌다. 그간 축구, 탁구, 농구, 야구, 핸드볼, 스키, 인라인하키, 윈드서핑 등 8개 종목을 전국 800여명의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줬다.
밴쿠버동계올림픽으로 스피드스케이팅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행복나눔 생활체육교실은 스케이팅을 9번째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 벌써 1, 2차 교육이 동천실내스케이트장과 화성유앤아이센터빙상장에서 각각 30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펼쳐졌고, 3차 교육은 지난 12일 서울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역시 저소득층 어린이 30명을 대상으로 열렸다.
특히 이날 '일일선생님'으로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규혁(32ㆍ서울시청)이 나서 화제를 모았다. 이규혁은 동계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금메달을 휩쓸고도 올림픽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해 눈물을 쏟았던 '비운의 스타'. 밴쿠버에서 귀국 후 마음을 추스른 이규혁은 은퇴 대신 다가올 2010~11시즌에도 빙판 위를 달리기로 했다.
어린이들은 신문이나 TV, 인터넷 등으로만 봐 왔던 이규혁이 선생님으로 팔을 걷어붙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규혁 아저씨, TV에서 봤어요"라며 반갑게 소리치기도 하고, 이규혁의 볼을 만지며 신기해 하기도 했다. 또 "모태범 아저씨랑 달리면 누가 더 빨라요?"라며 천진난만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특강은 스케이트장 코스의 가운데에 마련된 보조링크에서 진행됐는데, 이규혁은 앞으로 내딛는 어린이들과 마주보고 뒤로 걸으며 팔 동작을 가르치고, 스텝에 "하나, 둘" 구호를 붙이며 지도에 열을 올렸다. 넘어진 어린이를 일으켜 세우는가 하면 귀엽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다.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간 이규혁은 "어린 친구들이라 다치지 않게끔 '천천히'를 강조했다"면서 "요즘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기가 힘들긴 해도 이런 행사가 아니면 어린이들과 만날 기회가 없어서 꼭 참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참가 어린이들에게 스케이트와 친필 사인이 담긴 경기 사진을 선물하기도 한 이규혁은 "만일 나와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어린 친구들이 있다면 즐겁게 스케이트를 타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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