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삼성생명 공모' 은행들이 웃는 이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삼성생명 공모' 은행들이 웃는 이유…

입력
2010.03.15 23:05
0 0

올 5월 상장을 앞둔 삼성생명의 공모가격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외주식을 사 모은 투자자나 당장 시가총액 규모 5위급의 대어 출현을 기다리는 증권업계는 물론, 상장을 계기로 삼성자동차 부채 문제를 해결을 바라는 삼성그룹, 10년 묵은 빚을 받아낼 기대에 들뜬 은행권 모두 공모가가 중요하기는 매한가지기 때문. 공모가 수준에 따라 숱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삼성차 부채 문제 해결될까

삼성생명은 "상장으로 글로벌 보험사가 되겠다"고 이유를 대지만 시장은 삼성차의 부채 문제 해결을 이에 못지 않은 상장 배경으로 본다.

이건희 전 회장은 1999년 삼성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이 손실(2조4,500억원) 보전을 요구하자 자신이 가진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주당 70만원으로 계산해 넘겼다. 하지만 상장이 미뤄지며 현금화가 늦어지자 채권단은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삼성 측이 채권단에 2조3,200억원(원금 1조6,300억원+이자 6,80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양측 모두 불복해 항소하자 2심 재판부는 합의를 유도했고 결국 삼성 측이 생명 상장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나섰다는 해석이 많다.

문제는 공모가다. 공모가가 채권단의 요구액수를 충족시키는 수준이라면 삼성은 부채 문제에서 해방된다. 반면, 이보다 낮다면 모자란 금액을 놓고 또다시 지루한 법정다툼이 재연될 수 있다.

현재 정확한 채권단의 만족 수준은 알려져 있지 않다. 여전히 법정에서 조정을 해야하는 터라 채권단도 얼마면 만족할 지 극히 말을 아끼는 중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1심 판결을 기준으로 대략 채권단이 만족할 공모가 수준이 점쳐지고 있다. 최근 공감대는 주당 10만~11만원(액면분할 반영 기준) 사이. 현대증권 이태경 연구위원은 3가지 중요한 가격대를 분석ㆍ제시했다. ▦2심 재판부가 제시한 중재안 2조4,500억원(원금+연 6% 이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주당 10만5,150원 이상 ▦이 전 회장이 추가로 50만주를 출연했을 경우(이 전 회장은 350만주로 부채 해결이 부족하면 추가로 50만주를 더 내놓기로 했다)는 주당 8만6,572원 이상 ▦이 전 회장과 에버랜드 간 대주주 순위를 바꾸지 않는 범위(이 전 회장의 추가 출연으로 현재 지분율 1.4% 차이인 에버랜드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가 흔들린다)에서 이 전 회장의 추가 출연이 이뤄졌을 경우 주당 9만4,817원 이상 등이 채권단의 만족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대한생명 공모가 수준에 비춰보면 삼성생명이 주당 10만원을 넘기기 쉽지 않아 보이지만 이번 상장으로 어떻게든 삼성차 부채 문제는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대박 꿈에 부푼 은행권

10년 넘게 삼성생명 주식을 들고 기다린 채권 은행들 역시 삼성생명 상장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공모가가 주당 10만원만 돼도 9,000억원대 평가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채권단이 보유중인 삼성생명 주식은 2,334만주(액면분할 반영 기준). 당초 350만주 가운데 서울보증보험이 2000년 116만주를 주당 70만원에 유동화해 8,120억원을 현금화하고 남은 것이다.

이 가운데 각각 496만여주와 377만여주 씩을 보유중인 우리ㆍ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수천억대 평가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은행들이 당초 삼성생명 주식을 장부상 주당 30만원(액면분할 전 기준) 안팎에 보수적으로 평가해 놓은 덕에 공모가가 주당 10만원만 돼도 보유 주식의 평가가치가 3배 이상 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삼성생명의 공모가가 10만원으로 결정될 경우, 채권단의 전체 주식 평가 이익은 1조6,300억원 늘어나고 시중은행들만 놓고 보면 평가 이익만 작년 우리은행 전체 순익(9,538억원)에 맞먹는 9,000억원이 늘어나게 된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3,470억원, 산업(2,645억원) 외환(824억원) 신한(623억) 등 순이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