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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여성 피해때 적극 수사했더라면…

입력
2010.03.1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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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부산 여중생 이유리(13)양 납치 살해 피의자 김길태(33)를 사건 발생 15일 만에 검거하고 범행 일체도 자백받았으나 사건 전후 수사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먼저 김길태가 이양 납치 살해 한 달 전인 1월 23일 20대 여성 성폭행 사건으로 이미 수배돼 있었다는 점이다. 경찰이 이 사건에 보다 적극 나섰더라면 이양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당시 김길태는 새벽에 길 가던 피해 여성을 폭행한 뒤 자신의 옥탑방으로 끌고 가 8시간 동안 감금해 놓고 3차례나 성폭행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5시께 신고를 받고 범행 현장을 찾아가 범인이 김길태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강간 치상 혐의로 수배만 해 놓고 적극적인 수사를 하지 않았다.

이후 김길태는 덕포시장 일대에서 음식물을 훔치고 다녔지만 경찰 수사망에는 걸려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접수 후 잠복도 하고 통신 수사도 해 봤지만 나온 것이 없었고, 단순 강간으로 전담팀을 꾸릴 사안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양 어머니 홍모(38)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0시 55분께 딸의 실종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는데 이날 이양 집 주변을 제대로 수색했더라면 이양의 목숨을 건질 수 있었거나 최소한 사건을 조기에 해결할 수 있었다.

더구나 경찰은 시력이 나쁜(왼쪽 0.2ㆍ오른쪽 0.5) 이양이 안경을 집에 두고 사라졌고, 집 화장실 바닥에 외부인의 운동화 발자국 3, 4개가 있었는데도 수색은 다음 날 아침부터 실시했다. 초동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김길태가 범행 다음 날 유력한 연고지인 양아버지 집에 들러 운동화를 갈아 신고 갔지만 잠복하고 있던 경찰관이 없어 여기서도 검거에 실패했다.

경찰의 수색 과정도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연인원 3만명 이상 동원해 일대를 이 잡듯이 뒤졌지만 이양 시신을 찾는 데 무려 10일이나 걸렸다.

특히 이양 실종 3일째인 지난달 26일 오전 11시께 인근 빈집에서 김길태가 시신 처리에 사용한 시멘트가 담긴 고무통을 발견했으나 바로 옆 시신이 숨겨진 옥상 물탱크는 제대로 수색하지 않는 실수를 범했다.

3일 새벽 5시께는 이양 집에서 30m 가량 떨어진 빈집에서 김김태를 발견하고도 눈앞에서 놓쳐 버렸다.

덕포시장의 한 상인은 “설 연휴 때 절도 사건이 잇따라 신고했더니 경찰관이 와서 김길태 사진을 보여 주고 족적과 지문 검사를 해 갔다”며 “그때 잡았더라면 이런 끔찍한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부산= 강성명 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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