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범죄 거점'은 자기집 옥탑방/ 과거 범행때 감금장소로 이용

김길태는 부산 사상구 덕포동 다가구 주택 밀집 지역에 있는 자기 집 옥상의 10㎡(세 평) 짜리 옥탑방을 범죄 거점으로 활용해 온 것으로 보인다.

12일 발부된 구속영장에 따르면 김길태는 2001년 5월 길 가던 여성(당시 32)을 흉기로 위협해 자신의 거처인 이곳으로 납치했다. 그는 당시 이 여성을 이곳에 열흘 동안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김길태는 피해자의 손발을 묶고 입을 테이프로 막았으며, 외출할 때는 밖에서 문을 걸어 잠갔다.

지난해 6월 출소한 김길태는 올해 1월 23일 새벽에도 길 가던 여성(22)을 인근 건물 옥상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뒤 이 옥탑방에 감금한 상태에서 다시 성폭행하는 잔인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영장에서 밝혔다.

아래층에 양부모가 살고 있었지만 김길태의 여러 차례 계속된 범행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옥탑방은 별도의 계단을 따라 2층 옥상으로 올라가면 나오기 때문에 양부모도 잘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길태가 3일 경찰에 들켜 도주했던 빈집에서 그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낙서가 발견됐다. 벽면에 연필로 휘갈겨 쓴 듯한 이 낙서는 '형사들이 왔다'는 짧은 문장이다. 이는 김길태가 경찰의 수색을 인식한 상태에서 이 곳에 머물렀거나 3일 도주 이후 다시 이 빈집을 다녀갔다는 의미일 수 있다.

부산=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