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시위 불참 확인서' 제출 요구에 반발, 문예진흥기금 수령 거부와 계간지 <내일을 여는 작가> 정간을 결정한 한국작가회의가 12일 오후 서울 대학로 문화예술위 본관 앞 마로니에 공원에서 항의의 의미를 담아 잡지에 싣기로 했던 작품들을 작가가 직접 낭독하는 행사를 가졌다. 내일을>
문인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치러진 이날 행사엔 시인 박남준 김일영 이진희, 소설가 이후경 한지혜씨 등이 자신이 기고했던 시와 소설을 낭독했다. 도종환 작가회의 부이사장은 "크고 당당한 문학의 생명력은 돈이나 권력으로 짓밟고 멈출 수 없다"며 "작가들은 기꺼이 '거리의 시인' '거리의 소설가'가 돼서 정부의 부당한 압력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회의는 회원들의 정부 비판글을 게재하는 인터넷 블로그를 개설한 데 이어, 국가 권력과 문화의 바람직한 관계를 논의하는 심포지엄을 연말까지 3~4회 여는 등 대정부 비판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남일 작가회의 사무총장은 "정부 보조금을 거부하고 '저항의 글쓰기' 운동을 펼치기로 결의한 지난달 총회를 전후로 평론가 김병익 전 문화예술위원장이 기부한 3,400만원을 비롯, 5,000만원 이상의 특별회비가 걷혔다"며 "이를 심포지엄 백서 제작 비용 등으로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가회의 관계자는 "김병익씨의 기부금은 그 마음만 감사히 받고 돈은 되돌려주자는 의견이 있어 다음달 10일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중서 작가회의 이사장과 김남일 사무총장은 이달 중 유인촌 문화부 장관을 만나 작가회의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이에 대한 유 장관의 입장을 들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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