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6분9초 전부터 5분3초 전까지, 1분6초간의 맹폭이 승부를 갈랐다.
동부가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동부는 1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10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LG와의 2차전서 77-65로 이겼다. 1차전서 72-69로 1승을 먼저 챙긴 동부는 2연승에 성공,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챙겨도 4강에 올라서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3쿼터까지 스코어는 53-53. 물고 물리는 접전은 4쿼터 초반까지도 계속됐다. 승부의 추가 동부 쪽으로 급격히 기운 건 종료 6분9초 전. 진경석(8점 1어시스트)의 정면 3점슛이 그물을 흔들었고, 속공에 이은 윤호영(14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의 골밑슛이 터졌다. 2점이던 점수차가 단숨에 7점으로 벌어졌다.
LG는 크리스 알렉산더(16점 9리바운드)가 자유투를 얻어 한숨 돌릴 틈을 잡았으나 2개가 전부 불발에 그쳤다. 상대의 상승세를 꺾을 기회를 날려 버린 셈. 기다렸다는 듯 종료 5분3초 전 동부의 쐐기포가 터졌다. 주인공은 이번에도 진경석이었다. 진경석은 3점슛 라인 정면으로부터 두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서 날아올라 림을 갈랐다. 왼쪽 집게손가락으로 동부 벤치를 가리키는 진경석의 세리머니에 LG 선수들은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진경석은 LG에서 뛰다 지난해 6월 동부로 이적했다. 공교롭게도 15점으로 제 몫 이상을 해낸 경기도 지난해 12월23일 LG전이었고, 개인 최다 득점(20점)을 기록한 경기도 2002년 11월23일 LG전이었다.
68-58에서 이번에는 김주성(17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이 알렉산더의 훅슛을 공중에서 내리찍은 다음 속공 레이업슛에 성공, 12점차를 만들었다. 전광판 시계가 4분 안쪽으로 접어들 때였다. 강을준 LG 감독은 문태영(17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등 주전들을 속속 벤치로 불러들이며 쓴 입맛을 다셨다. LG는 이날 3점슛 19개를 던져 적중은 4개에 불과했고, 자유투도 13개 가운데 6개를 놓쳤다.
경기 후 강동희 동부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는 의외의 선수들이 터져줘야 하는데, 진경석과 박지현(17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ㆍ3점슛 3개)이 숨통을 틔워줬다"면서 "1승1패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잘해줬다. 일찍 끝내고 4강전을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3차전은 14일 오후 3시 동부의 홈구장인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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