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수 성향 풀뿌리 정치참여 운동인 '티 파티'에 맞서 진보적 풀뿌리 운동을 표방하며 지난 달 기치를 든 '커피 파티'의 토론회가 지난 13일(현지 시간) 미국 전역의 커피숍 370여 곳에서 전개됐다.
이 같은 폭발적인 동조 열기에 BBC방송 등 미국 주요 언론들도 '커피 파티'와 이 운동의 최초 조직자인 한인 2세 여성운동가 애너벨 박(사진ㆍ41ㆍ한국명 박수현)씨에 대해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두 진영은 기존 미국의 정치 시스템이 보통 미국인들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식에서 출발한다. 다만 보수 성향의 '티 파티'진영의 경우 정부가 시민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버락 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 개혁이나 부유층 증세 등에 반대해왔다.
반면 커피 파티는 "정부는 국민의 적이 아니라 국민의 집단의지의 표현"이며 "다만 극단적인 파벌 정치가 정부의 올바른 역할에 걸림돌"이라 인식하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BBC방송은 전했다.
커피 파티는 여성운동가로 지난 대선 당시 오바마 진영을 도운 바 있는 애너벨 박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티 파티운동에 대항하는 '커피 파티'를 제안하면서 출범해 현재 11만5,000여명의 회원이 가입했다. 박씨는 "커피 파티는 티 파티의 정부 개혁방법에 대한 반론"이라고 차별성을 부각했다.
애너벨 박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양당체제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치를 미식축구 같이 승패가 나눠지는 제로섬 게임으로 생각하게 한다"며 "이는 정책을 결정하는 데 건강한 방식이 아니며,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잘못된 미국 정치 절차를 고치자고 나선 것이 커피 파티이며, 우리 정부가 우리를 대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CSM)는 조지아주에서 열린 커피 파티를 취재한 후 "교육개혁을 원하는 교사부터, 동성애자 등 티파티 구성원보다 훨씬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며 "내세우는 정치 목표도 정부 건강보험개혁 찬성부터 일자리 창출까지 광범위했다"고 보도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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