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이유리(13)양 납치 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범행 일체를 사실상 시인했다.
이 사건 경찰 수사부본부장인 김희웅 사상경찰서장은 14일 오후 8시 30분께 수사 브리핑에서 "김길태가 지난달 24일 술을 마시고 덕포동 일대를 돌아다니다 이양 집 부근 무당집 빈방에서 잠을 잤는데 눈을 떠보니 전기매트 위에 옷이 모두 벗겨진 이양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털어놨다"고 밝혔다.
김길태는 경찰 조사에서 "이양 시신을 확인하고는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 그 집에 있던 끈을 이용해 손발을 묶고 전기매트용 가방에 넣은 후 시신은 오른쪽 어깨에 메고 다른 한 손에는 이양 옷이 든 검은색 비닐봉지를 든 채 인근 빈집으로 옮겼다"고 진술했다.
이어 김길태는 "옮겨간 집 옥상 모서리에 있던 보일러용 물탱크에 이양 시신을 넣고 근처에 있던 백색 시멘트 가루를 물과 섞어 부었다"며 "이어 타일 등으로 그 위를 누른 뒤 이양의 옷이 든 비닐봉투를 넣고는 물탱크 뚜껑을 닫아 돌로 눌러 놓고 담을 뛰어넘어 도주했다"고 밝혔다.
이후 김길태는 친구들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으며 사상구 일대를 배회하면서 도피 생활을 해 왔다고 털어놨다.
김길태는 이날 오전 부산경찰청에서 실시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와 뇌파검사를 받은 뒤 오후 3시 10분께 프로파일러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조사 경찰관을 불러줄 것을 요청, 범행을 일부 시인했다.
이 같은 김길태의 진술은 성폭행 및 살해 혐의는 부인하고 사체 유기 혐의에 대해서만 시인한 것이지만 경찰은 사실상 사건 일체를 모두 실토한 것으로 보고 범행 과정 전모 및 도피 과정 파악과 직접 증거 확보 등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 12월 중순 이양이 다닌 사상초등학교 화장실에서 이 학교 5학년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도 김길태의 소행으로 보고 범행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부산=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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