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이유리(13)양 납치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피의자 김길태(33)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법률 위반(강간 살인 등) 혐의로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길태는 지난달 24일 부산 사상구 덕포동에서 이양을 납치해 빈집으로 끌고가 성폭행한 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다. 김길태는 또 지난 1월23일 덕포동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인근 다방 옥상으로 끌고가 8시간 동안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양의 시신에서 나온 DNA와 김길태의 DNA 조사 결과가 검거 전후 다른 시료로 조사했는데도 두 차례 모두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신병 확보 차원에서 구속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길태는 범행 사실을 시종일관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수사본부장인 김영식 부산경찰청 차장은 이날 오전 수사 브리핑에서 "김길태가 '이양은 알지도 못하고, 수배전단을 본 뒤 알았으며, (범행은)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고 밝혔다.
도주 이유에 대해 김길태는 "1월 성폭행 수배 사건 때문에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쓸 것을 우려해 계속 도망 다녔다"고 말했다. 이양이 실종된 2월24일 행적에 대해서는 "밤새 일대를 돌아다니다 친구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아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길태가 범행 당시 신었던 운동화를 다음 날 양아버지 집에서 바꿔 신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이양 집에서 발견된 족적과 같은 운동화를 찾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김길태로부터 현금 24만2,500원과 드라이버, 면장갑 등 소지품 17종을 압수하고 도피과정에 절도 등 추가 범죄도 추궁하고 있다.
이양의 사망 시점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은 눈의 안방수(각막 등에 있는 투명한 액체)를 이용한 분석을 시도했지만 부패가 심해 실패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부검 결과가 나와야 사망 시점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김길태가 휴대폰이 없어 공중전화를 21차례 이용했으나 도피 과정에서 특별히 접촉한 인물이 없어 공범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강철원기자
강성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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