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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나랏빚 무려 1京/ '잃어버린 10년' 탈출 위한 9차례 경기부양이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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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나랏빚 무려 1京/ '잃어버린 10년' 탈출 위한 9차례 경기부양이 부메랑

입력
2010.03.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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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의 불안요인 가운데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과도한 나랏빚입니다.

일본의 국가부채가 많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닌데요. 지난해 9월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국가채무는 864조5,226억엔으로 우리 돈으로 치면 무려 1경원이 훨씬 넘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19%나 돼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IMF는 일본의 부채규모가 2014년에는 246%까지 치솟을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빚 문제는 국제 사회에서도 심각한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올 1월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춘 데 이어 지난달에는 무디스 고위 관계자가 "일본의 재정균형이 회복되지 않으면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만약 일본이 빚 갚을 돈을 마련하기 위해 갖고 있는 미국 국채같은 해외 투자자산을 대규모로 팔기 시작한다면 국제금융시장 역시 한 순간에 흔들릴 수 있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본의 빚이 늘어난 것은 1990년대 겪었던 '잃어버린 10년'에서 벗어나고자 쏟아 부었던 돈 때문입니다. 부동산 버블 붕괴로 장기불황의 늪에 빠지자 일본 정부는 2000년까지 무려 9차례의 경기부양책을 통해 124조엔의 재정을 투입했는데, 그 재원은 대부분 국채 발행으로 마련한 빚이었습니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2011년으로 잡았던 재정흑자 달성 목표 시점을 10년이나 늦추며 또다시 재정을 쏟아 부었으니 정상화 전망은 더욱 멀어진 셈입니다.

이미 일본은 가뜩이나 고령화와 저출산 같은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세금 수입은 줄어들고 사회보장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여기에 지금까지 꾸준히 국채를 매입해 줬던 국민들의 저축 여력마저 서서히 한계에 다다르면서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상황에 처해 있다는 평가입니다. 획기적인 해결책이 필요하지만 마땅한 수가 없다는 점에서 일본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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