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日, 아프리카 향한 '뒤늦은 구애' 통할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日, 아프리카 향한 '뒤늦은 구애' 통할까

입력
2010.03.15 00:40
0 0

지난 10일 케냐 나이로비의 최고급 사파리 호텔에 일본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도착했다. 기다리고 있던 케냐의 부통령이 반갑게 맞이한다. 나루히토 왕세자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왕세자와 함께 일본의 제조업체들과 무역회사들이 아프리카로 뒤늦게 뛰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등의 아프리카 진출에 크게 자극 받았기 때문이다.

FT는 일본의 아프리카 접근 방식을 밀물처럼 밀려들기 보다는, 야금야금 소리없이 진입하는 양상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처럼 통 큰 지원을 앞세워 떠들썩하게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영향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일본정부의 아프리카 진출 계획은 2008년에야 구체화했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한 중국보다 한참 늦은 셈이다. 일본은 2012년까지 아프리카 개발원조를 두 배로 늘리고, 자국 기업의 투자도 2008년의 두 배 가량인 34억 달러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업들의 동참 움직임도 활발하다. 도요타 통상은 지난 주 남부 수단에서 케냐 해안을 잇는 원유 파이프라인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LNG코프는 나이지리아 천연가스 투자계획을 밝혔다. 파나소닉도 나이지리아 판매를 늘리기 위해 2,8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소니는 올해 남아프리카 매출을 50%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미토모 화학은 아프리카 특성에 맞춰 탄자니아에 공장 2개를 설립, 살충 효과가 있는 모기장을 생산하고 있다.

전 일본주재 케냐 대사였다가 현재는 도요타의 동아프리카 회장으로 있는 데니스 아오리씨는 "일본 정부는 과거에 '민간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기 때문에 관여할 수 없다'고 했지만, 2008년 들어 '아프리카 민간부분에 접근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달라진 자세 변화를 소개했다.

그렇지만 아직 중국에 비해 한참 뒤진다. 2008년 기준, 중국과 아프리카의 교역량은 일본과 아프리카의 교역량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일본 외무성의 아프리카 담당국장 요시타카 아키모토씨는 "중국 기업이 훨씬 적극적이다"며 "일본 기업은 정치상황이나 여러가지를 고려해 망설이는 경우가 있어, 자체 설정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일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브라질도 아프리카와 연대를 강화하면서 2000년 이후 수입ㆍ수출액이 6~8배 늘어났다. 자원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역사적으로 아프리카와 유대가 깊은 인도 또한 아프리카에서 유전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아프리카는 '열강들의 새로운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