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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트렌치코트, 이름 빼고 다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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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트렌치코트, 이름 빼고 다 바꿔라

입력
2010.03.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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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를 상징하는 옷? 단연 트렌치코트다. 영화 '카사블랑카'의 험프리 보가트나 '중경삼림'의 임청하를 떠올릴 필요는 없다. 벌써 몇 시즌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죽 라이더 재킷이 식상한 것처럼, 전통적인 H라인의 종아리 길이 트렌치코트를 연상한다면 이 클래식 패션상품이 사실상 가장 줄기찬 진화의 역사를 자랑한다는 사실을 잠깐 잊은 것이다. 올해 트렌치코트가 웅변하는 건 클래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라는 것. 볼레로부터 미니원피스 형태까지 길이는 짧아지고 디테일은 과감해졌으며 실루엣은 더 이상 일반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다채로워졌다.

트렌치코트의 대명사는 누가 뭐래도 버버리다. 워낙 트렌치코트가 주력상품이다 보니 한때 '바바리'라는 일반명사처럼 불리기도 했던 이 브랜드는 올 봄 트렌치코트를 가장 트렌디한 상품으로 바꿔놓은 일등공신이다.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이끄는 버버리프로섬 라인을 통해 선보인 미니스커트 형태 짧은 트렌치코트들은 한껏 주름을 잡아 어깨를 솟구치게 만들고 코트 앞자락은 천을 겹치고 휘감은 듯이 표현해 볼륨을 살리는 등 강렬한 이미지를 자랑한다.

상의 어깨를 솟구치게 디자인하는 것은 강인하고 능동적인 현대 여성을 표현하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단골 화술이었지만 화사한 분홍색 개버딘 소재 코트에 달린 주름은 솟은 어깨에 부드러운 여성미를 더해주는 효과가 있다. 국내 여성복브랜드 쿠아 역시 버버리처럼 과장된 것은 아니지만 어깨에 주름을 잡고 코트 앞자락을 A라인으로 재단해 사랑스러운 느낌을 강조한 제품들을 내놓았다.

빈폴이 삼성패션디자인펀드 수상자들과 협업을 통해 선보인 트렌치코트들은 카멜색 개버딘 소재라는 클래식 요소는 살리면서 실루엣을 과감하게 변형해 눈길을 끈다.'준지'라는 이름으로 이젠 파리에서 더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정욱준의 트렌치코트는 로맨틱한 감성의 판초를 모티브로 했으면서도 어깨의 판초 부분을 떼내면 원피스로만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상품을 내놓았다.

미국 보그에서 스타일에디터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는 에이미 조가 디자인한 제품은 동그란 금박 단추를 사용해 밀리터리 룩 느낌이 나는 모닝코트 스타일을 선보였다. 앞섶은 허리선에서 끊어지고 뒷자락은 엉덩이를 덮는 깔끔한 디자인이 신선하다. 역시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니아 윤의 짧은 케이프를 덧댄 제품도 세련된 이미지를 선사한다.

색상에서 차별화를 자랑하는 것도 올해 트렌치코트의 변신이다. 카멜색이 일반적이긴 해도 올 봄 화사해진 유행 색상을 대변하듯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분홍과 하늘색, 베이지색 등 파스텔 계열도 많이 등장했다. 오즈세컨의 하늘색 트렌치코트는 강렬한 빨강색 벨트와 어울려 캐주얼 감각을 자랑한다.

기장은 물론 소매 길이가 짧아진 것도 특별하다. TNGT우먼은 폭 넓은 반팔 소매가 달린 듯한 디자인의 원피스형 트렌치코트를 내놓았다. 개버딘에 비해 광택감이 살고 하늘하늘한 실크 혼방 소재를 선택해 부드러운 여성미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버버리의 경우도 소매 폭을 의도적으로 꼭 맞게 디자인하고 손목이나 팔꿈치 부위로 짧게 디자인, 외투의 느낌 보다는 그것 하나로도 스타일이 완결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은정 쿠아 디자인실장은 "올 봄 트렌치코트는 한결 세련미가 강조된다"면서 "전통적인 스타일 대신 경쾌한 디자인의 하프코트와 점퍼류, 클래식하지만 단추나 어깨 견장, 바람막이 등 디테일에 변형이 들어간 스타일들을 고르는 것이 훨씬 멋스럽다"고 조언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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