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올드 트래퍼드의 영웅으로 우뚝 섰다.
박지성은 11일 오전(한국시간)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AC 밀란(이탈리아)과의 2009~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홈 경기에 풀타임 출전, 상대 키 플레이어 안드레아 피를로를 꽁꽁 묶고 쐐기골까지 터트리며 4-0 대승을 이끌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1차전 원정 경기(3-2)에 이어 2연승으로 8강에 합류했다. UEFA가 선정한 경기 MVP는 두 골을 터트린 웨인 루니였지만 결정적인 수훈을 세운 이는 박지성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박지성을 정삼각형 미드필드진의 최전방에 배치했다. 박지성을 활용해 상대 공격의 시발점 노릇을 하는 피를로를 2선에서 봉쇄하기 위한 변칙 전술이다. 피를로는 2006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우승을 지휘한 명 미드필더. 그러나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박지성의 '그림자 수비'를 떨쳐내지 못했다. 피를로는 11.223km를 달리며 박지성을 뿌리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박지성은 11.879km를 질주하며 피를로가 패스를 내주거나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맨유는 루니가 전반 13분과 후반 1분 잇달아 득점포를 터트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박지성은 후반 14분 쐐기골을 터트리며 AC 밀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골문을 등지고 있던 박지성은 폴 스콜스의 패스를 받아 골 지역 오른쪽에서 슬라이딩 슛으로 골 네트를 갈랐다. 올 시즌 2호 골이자 UEFA 챔피언스리그 통산 3호골. 맨유는 후반 43분 대런 플레처의 골로 대승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공수에 걸쳐 완벽한 활약을 펼친 박지성에 대한 칭찬 릴레이가 쏟아졌다. 퍼거슨 감독은 "전술의 핵심은 박지성이었다. 영리한 그는 팀을 위한 헌신으로 전술적인 승리를 가져다 줬다. 피를로는 AC 밀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였고 그를 막기 위해 박지성이 필요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수비수 게리 네빌은 "박지성이 AC 밀란의 공격을 전방에서 차단했다. 그가 아니었다면 호나우지뉴 같은 선수를 막기는 무척 힘들었을 것"이라고 무실점의 공을 박지성에게 돌렸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올림피크 리옹(프랑스)과의 홈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1ㆍ2차전 합계 1-2로 8강 진출이 좌절됐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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