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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나눔-희망이 곁에 있습니다] <87> 사랑이 꽃피는 '민들레국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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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나눔-희망이 곁에 있습니다] <87> 사랑이 꽃피는 '민들레국수집'

입력
2010.03.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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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 한그릇 배불리 들고 가세요"

“안녕하세요. 또 왔습니다.”

“날씨가 춥죠? 오늘 점심은 떡국에, 싱싱한 농어 요리예요.”

“에고, 이거 매번….”

“무슨 말씀을요. 많이 드세요. 그 대신, 남기면 안됩니다.”

이상한 일이다. 식당 주인은 조금이라도 음식을 더 주려고 애를 쓰는데, 손님들은 하나같이 미안한 얼굴이다. ‘1식7찬’의 화려한 뷔페식이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흔히 식당 문 옆에 있어야 할 계산대도 없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갈 때 ‘잘 먹었습니다’란 인사 한 마디면 계산은 끝이다. 식사 시간대도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매주 토~수요일)까지 자유롭고, 누구에게나 밥 값은 공짜다. 일반 식당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런 광경은 인천 동구 화수동 달동네 끝자락에 자리한 ‘민들레국수집’에선 일상 생활이다.

▦종자돈 300만원과 6인용 식탁 하나로 ‘개업’

‘민들레국수집’은 2003년 만우절(4월1일)에 문을 열었다. 당시 ‘소외된 이웃들을 섬기겠다’는 마음에서 25년간의 가톨릭 수사 생활을 접고 세상에 나온 서영남(57)씨가 종자돈 300만원과 6인용 식탁 하나로 2평 남짓한 공간에서 둥지를 튼 게, ‘민들레국수집’의 시작이다. (사람들은 아직도 그를 ‘서 수사’로 부른다.)

“그냥 제가 가지고 있는 작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그저 마음 편히 식사 한끼 해주려고 시작했던 일이 여기까지 왔네요.” 그에게 ‘민들레국수집’을 열게 된 동기를 묻자, 엷은 미소와 함께 돌아온 소박한 답변이다. 그래서인지, 이 식당에 오는 대부분의 손님은 노숙자들이다.

사실, ‘민들레국수집’ 오픈은 여유롭지 못했던 그의 어릴 적 가정 형편과도 관련이 없지 않다. 1954년 부산 범내골에서 7남매 중 다섯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8살때, 아버지가 열차사고를 유명을 달리했다. 졸지에 돈벌이에 나서게 된 어머니가 삯바느질과 풀빵 등을 구워 팔면서 어렵게 가족들의 생계를 이어갔다.

“경제적으로는 조금 어려웠지만, 형제들끼리 우애가 좋아서 저희 가족은 화목했어요. 그래서 마음도 늘 편안했던 것 같아요.” 낙천적인 그의 성격도 ‘민들레국수집’ 개업을 부추긴 듯 했다.

그의 뛰어난 경영능력(?) 탓에 오픈 7년 만에, ‘민들레국수집’은 확장공사로 24석을 갖춘 공간으로 변했다. 덕분에 서울, 의정부, 부천, 안양 등을 포함한 수도권과 각 지방에서 일일 평균350명 가량이 찾는 번듯한 유명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순수 민간지원으로만 운영

‘민들레국수집’은 지금까지 정부나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순수 민간지원으로 운영해 보자는 서 수사의 운영 방침 때문이다. “괜히 생색내면서 일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게 또, 제가 이 일을 시작했을 때의 초심이기도 하고요.” ‘민들레국수집’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방송과 언론에 보도되고 많은 후원을 원하는 많은 기업들도 있었지만, 서 수사는 그 때마다 정중하게 거절했다.

오히려, ‘민들레국수집’의 부설기관을 늘려 갔다. 서 수사가 달동네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으로 2008년 4월 개소한 ‘민들레 꿈’과 2009년 7월 노숙자들을 위해 천주교 인천교구와 함께 문화공간으로 꾸민 ‘민들레희망지원센터’ 오픈이 대표적인 사례다. 뿐만 아니다. 서 수사는 자비로 7곳의 월세방을 얻어 놓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노숙자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하지만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민들레국수집’을 포함한 부속기관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하철역에서 옷 가게를 하고 있는 부인 강 베로니카(53)씨의 수입 대부분을 쏟아 붓고, 딸 모니카(27)도 일손을 돕고 있지만 힘에 부칠 때가 많다. 불황으로 민간 지원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희망은 있다”… 온ㆍ오프라인서 작은 정성들 모여

그래도, 여기저기서 작은 정성들이 모여드는 탓에 서 수사는 기운을 얻는다고 했다. 실제,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서 수사에게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 성금을 보내고 싶다는 전화가 수시로 걸려왔다. 그의 이런 선행은 입소문을 타고 온라인으로까지 번졌다. 네티즌들은 포털 업체인 다음(Daum)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다음 하이픈 희망모금’(http://hyphen.daum.net/request/)에서 자발적인 모금 운동을 펼쳐 성금을 보내온 것. “저도 사람인지라 가끔 힘들 때도 있지만, 이런 예쁜 마음들이 전해져 오면 저도 모르게 힘이 납니다.” 전국 각지에서,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스며드는 작은 정성들이 서 수사에겐 힘을 실어주는 비타민인 듯 했다.

힘이 샘솟아서였을까. 서 수사는 요즘 또 다른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란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린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 확장 사업이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힘없이 가난하고 서러운 사람들이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면, 제 마음도 그냥 흐뭇해져요. 그게 제 천성인가 봐요.”

인천=허재경기자 ricky@hk.co.kr

■ Daum 하이픈 희망모금

‘즐겁게 세상을 변화시킨다’를 사회공헌활동 모토로 정한 다음(Daum)은 인터넷 기업답게 사이버를 통한 기부 문화 확산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특히 2007년 12월말부터 네티즌이 직접 모금 주제를 제안해 참여할 수 있는 ‘다음 하이픈 희망모금’ 프로그램을 운영, 누리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사회 참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다음의 사회 참여 공간인 ‘아고라 청원’과 연계, 네티즌들 스스로가 사회 문제 해결에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구성됐다는 점에서 기존의 각종 사회 단체가 주도하는 일방적인 모금 캠페인과는 다르다. 즉, ‘아고라 청원’에 모금 청원이 올라오면 네티즌들이 서명을 받고 자체 심사를 거쳐 다음과 네티즌이 함께 참여하는 온라인 모금 형태로 진행되는 방식이다. 최근 진행된 ‘독도 광고비 모금 캠페인’은 희망 모금 사상 가장 큰 규모인 2억1,000만원이 모금됐으며, ‘외규장각 도서 반환소송 모금’과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살리기’ 등의 모금 프로젝트에도 당초 세웠던 목표를 초과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모인 누적 기금은 11일 현재 14억9,500만에 달한다.

온라인뿐이 아니다. 다음은 제3세계 어린이들을 위한 ‘지구촌 희망학교’ 건립 사업을 진행하는 등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6년 캄보디아 캄퐁참 지역에 1호 희망학교를 건립한 다음은 2007년엔 네팔, 2008년 방글라데시, 2009년 베트남 등에서 현지 학교 건립을 지원했다. 희망학교 건립에 필요한 재원은 사내 바자회 행사 등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모금된다.

이와 함께, 다음 임직원들은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고취시키기 위해 매년 휴가 대신, 지구촌 희망학교를 방문해 직접 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또 2001년부터 주주와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주식 등을 기반으로 인터넷 업계에선 유일하게 비영리 문화재단인 ‘다음세대재단’(www.daumfoundation.org)도 운영하고 있다. 이 재단에서는 방송이나 영화 분야에 관심이 많은 일반 청소년들에게 방송장비 등을 대여해 주고, 정보기술(IT)활용 능력을 배양시키기 위해 세미나도 개최한다. 아울러 불우 청소년들과 인터넷을 통해 다음 사내 직원들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을 돕고 있다.

다음 관계자는 “네티즌들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온라인 상에서 새로운 기부 문화를 만들어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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