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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학교도서관에 파리 날리게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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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학교도서관에 파리 날리게 하는 법

입력
2010.03.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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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 살리기 운동을 표방한 월간지 <학교도서관저널> 이 창간호인 3월호에 재미있는 꼭지를 실었다. '학교도서관에 파리 날리게 하는 방법'이란 제목의 익살스런 만화다.

거기 박힌 짧은 글들은 이용자인 학생을 배려하지 않는 운영이 학교도서관을 찾지 않게 만든다고 꼬집는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한참 뱅글뱅글 돌아서 찾아간, 탑처럼 우뚝한 도서관 앞에 "오전 10시 개관 오후 4시 폐관"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도대체 도서관에 언제 오라고요? " 건물 안에서는 "도서관은 사서 맘대로!"라는 말이 들려온다. 열람실 입구에 걸린 "조용히 합시다"라는 표어 뒤에서 아이들이 푸념한다. "도서관에서는 숨쉬기도 조심! 아휴~ 숨 막혀." 불평은 한둘이 아니다. "키 작은 것도 서러운데~." (높은 책장에서 책을 뽑느라 낑낑 대면서) "이렇게 어두운 데서 어떻게 책을 읽어요?" 등등. "선생님, 우리 좀 봐주세요" 하자 "아유~ 귀찮아. 쟤들은 왜 자꾸 오는 거야?"라는 짜증이 돌아온다. 줄지어 선 어려운 책, 더 어려운 책, 따분한 책 앞에서 난감해진 아이는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 만날 밥만 먹어요? 가끔은 떡볶이나 라면도 먹어야지."

구구절절 맞는 지적이다 싶어 만화 내용을 일일이 설명했다.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이런 일들이 흔할 것 같다. 모든 학교도서관이 행복한 책벌레 아이들로 북적대는 풍경은 생각만 해도 흐뭇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릴 때부터 경쟁에 치이고 성적에 짓눌린 채 자라는 이 땅의 아이들이 마음껏 책을 읽으며 행복해질 권리를 찾는 데 이 잡지가 큰 몫을 하길 바란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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