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서관 살리기 운동을 표방한 월간지 <학교도서관저널> 이 창간호인 3월호에 재미있는 꼭지를 실었다. '학교도서관에 파리 날리게 하는 방법'이란 제목의 익살스런 만화다. 학교도서관저널>
거기 박힌 짧은 글들은 이용자인 학생을 배려하지 않는 운영이 학교도서관을 찾지 않게 만든다고 꼬집는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한참 뱅글뱅글 돌아서 찾아간, 탑처럼 우뚝한 도서관 앞에 "오전 10시 개관 오후 4시 폐관"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도대체 도서관에 언제 오라고요? " 건물 안에서는 "도서관은 사서 맘대로!"라는 말이 들려온다. 열람실 입구에 걸린 "조용히 합시다"라는 표어 뒤에서 아이들이 푸념한다. "도서관에서는 숨쉬기도 조심! 아휴~ 숨 막혀." 불평은 한둘이 아니다. "키 작은 것도 서러운데~." (높은 책장에서 책을 뽑느라 낑낑 대면서) "이렇게 어두운 데서 어떻게 책을 읽어요?" 등등. "선생님, 우리 좀 봐주세요" 하자 "아유~ 귀찮아. 쟤들은 왜 자꾸 오는 거야?"라는 짜증이 돌아온다. 줄지어 선 어려운 책, 더 어려운 책, 따분한 책 앞에서 난감해진 아이는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 만날 밥만 먹어요? 가끔은 떡볶이나 라면도 먹어야지."
구구절절 맞는 지적이다 싶어 만화 내용을 일일이 설명했다.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이런 일들이 흔할 것 같다. 모든 학교도서관이 행복한 책벌레 아이들로 북적대는 풍경은 생각만 해도 흐뭇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릴 때부터 경쟁에 치이고 성적에 짓눌린 채 자라는 이 땅의 아이들이 마음껏 책을 읽으며 행복해질 권리를 찾는 데 이 잡지가 큰 몫을 하길 바란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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