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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 검거/ "다시는 햇빛 못보게 해야" "동생 恨 조금이나마 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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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 검거/ "다시는 햇빛 못보게 해야" "동생 恨 조금이나마 푼 것 같다"

입력
2010.03.1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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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우리 유리…." 이날 TV 뉴스 속보를 통해 김길태의 검거 소식을 접한 이유리(13)양의 어머니 홍모(38)씨는 "내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딸은 이미 죽고 없는데 범인이 잡혀 봐야 뭐합니까"라고 울분을 터트렸다.

이양의 아버지(40)씨는 "지금 심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하겠느냐"며 "(범인에게는) 법이 허용하는 최대 형량이 선고돼 다시는 햇빛을 보지 못해야 한다"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오빠(15)는 "동생의 한을 조금이나마 푼 거 같다"고 짧게 말했다. 이양의 외할머니(71)는 "딸이 이 사건 이후 밥은 고사하고 죽도 한 그릇 못 먹고 물만 마시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저녁 찾은 이양의 집에는 범인이 잡혔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싸늘한 냉기가 감돌았다.

김길태의 양부모들은 차마 아들의 압송 장면을 보지 못한 채 "죄를 지었다면 온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침통해 했다.

이양의 초등학교 친구들도 "끔직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범행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니 참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유리야,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히 잠들기를 바란다"고 명복을 빌었다.

이날 김길태가 압송된 사상경찰서 앞에는 주민 수백 명이 찾아와 "이XX 죽여라" "저런 나쁜X"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일부는 경찰 저지선을 뚫고 주먹을 날리는 등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김길태가 경찰서 안으로 들어간 뒤에도 오후 6시가 넘도록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파렴치한 범죄 행각에 치를 떨었다.

주민 민모(56)씨는"(김길태는)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며 "이 같은 사건을 막기 위해 법을 고쳐서라도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모(71ㆍ모라1동)씨도 "온 동네를 공포 속에 몰아넣은 범인이 어떻게 생겼는지 직접 보기 위해 한 걸음에 달려왔다"며 "부산 시민의 이름으로 단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길태 검거 소식에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덕포동에 사는 주부 최모(48)씨는 "이 사건 이후 매일 학원에서 밤늦게 귀가하는 딸을 버스 정류장까지 마중 나가야 했다"며 "이제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초등학교 교사 선모(33ㆍ여)씨는 "어찌 그런 범죄를 저지르고도 태연하게 지낼 수 있느냐"며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이번 사건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동렬 기자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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